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의 동생이 또래 청소년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4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월 2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동생이 경기 안산시 석수공원에서 청소년 무리 6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해자 중 일부는 아버지가 경찰, 변호사, 판사인데 자신은 부모가 없어 대응이 어렵고, 폭행이 일어난 장소는 CCTV 사각지대여서 가해자들 처벌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A씨는 가해자 일부와 나눈 대화라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첨부했다. “제 동생 이렇게 만든 가해자들 용서 안할 거다”라는 A씨의 말과 “응, 어차피 청소년 법이야” “나이 먹고 할 짓 없어서 법으로 싸우냐” “동생 병문안 가서 협박질 해줄까” 등 가해자들의 답변이 적혀있다.

당시 청원 글은 삽시간에 퍼져 공분을 자아냈다. 이에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글을 올린 A씨를 찾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피해 사실 확인을 위해 휴일에도 일선 경찰서와 지방경찰청 인력을 투입해 A씨가 언급한 범행 장소를 찾아가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A씨가 올린 청원 글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해당 청원은 3월 초 10만여 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삭제됐다. A씨가 올린 대화 내용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계정을 만든 뒤 직접 메시지를 입력해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무단으로 사용한 프로필 사진의 주인 B씨가 지난 2월 경찰에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행 (청)소년법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파급력이 큰 공간인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경찰력을 낭비하게 했다”며 “앞으로도 긴급한 사안에 투입되어야 할 경찰력을 허위신고 등으로 낭비하게 한 사례에 대해서는 적극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유미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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