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목성동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영남지역 종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동지역 유림단체와의 간담회’ 모습. 대경일보 제공

경북 안동지역 유림단체 대표와 종손 등이 지역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백년에 한 번 나온 분”, “국난극복을 해줄 구세주”라는 이른바 ‘황비어천가식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벌이는 황 대표는 지난 13일 자유한구국당 김광림 국회의원과 함께 안동시 목성동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영남지역 종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동지역 유림단체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환영사를 하던 김종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장은 황 대표를 가리켜 “우리 희망의 등불이요, 국난극복을 이뤄해 줄 구세주”라고 추켜세웠고 장내에서는 중간 중간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이어 나온 박원갑 경북향교재단 이사장은 한 술 더 떴다.
박 이사장은 “100년마다, 1세기마다 ‘사람’이 하나씩 난다는데 건국 100년, 3.1운동 100년 이래서 나타난 사람이 바로 황 대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영남지역 유림(儒林)을 대표한다는 인물들에게서 선비의 요체인 ‘비판정신’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봉종가 종손으로 영남지역 종손 모임인 영종회 회장을 지난 김 원장과 예안향교 전교를 지낸 박 이사장은 안동지역을 대표하는 유림인사로 알려져 있다.

안동지역 온라인 매체 기자 K씨는 “간담회를 시종일관 지켜봤지만 쓴 소리는 거의 없었고 칭찬과 환호만 난무하는 분위기가 마치 부흥회를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최근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간 황 대표는 가는 곳마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는 “북한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지겠느냐. 바로 대구·경북에 떨어진다”며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가 하면 영천과 구미, 안동 등 경북지역을 방문하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윤회 국정농단 의혹 제기 당시 법무부장관이었으며 김학의 및 장자연 사건 수사 축소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국민적 분노가 일던 당시 국무총리였으며 5.18망언과 독립운동 평가절하로 이어진 반민특위 논란 등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대표를 맡고 있다.

안동시민연대 강서구 집행위원장은 “황 대표는 나라를 망친 책임을 지기는커녕 공당 대표를 맡아 국회 보이콧과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영남지역 선비의 후예라면 황비어천가를 부를게 아니라 그의 실정을 꾸짖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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