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방화 용의자의 차량. 인화물질이 든 기름통들이 발견됐다. 뉴시스

대구 인터불고호텔 별관에 불을 낸 50대 남성이 마약에 취해 방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24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별관 1층 휴게실에 불은 지른 혐의로 현장에서 붙잡힌 A씨(55)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환청과 환시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A씨는 검거 당시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죽이려해 불을 질렀다”고 경찰관에게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환청, 과대망상 증세가 있어 과거 수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범행 3일 전 필로폰을 투약했다고도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소변 간이검사에서 마약류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마약은 우연히 만난 교도소 동기에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사실은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 함구해 안정을 시킨 뒤 조사를 했다”며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진압 후 화재 현장 인근에서 인화성 물질이 담긴 기름통 몇 개와 칼, 톱 등의 공구를 실은 A씨의 차를 발견했다. 또 A씨가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다 손에 불이 옮겨 붙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

화재로 A씨가 손에 2도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고 가벼운 부상을 입은 36명 중 2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휴게실(165㎡)이 모두 불에 타는 재산피해도 났다. 화재 당시 별관에는 40여명의 투숙객이 묵고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직원들의 초동 대처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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