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KLPGA 제공

역시 ‘침묵의 암살자’라는 닉네임이 허명이 아니었다. ‘골프여제’ 박인비(31)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3차전에서 4홀차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박인비는 17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46야드)에서 열린 조별리그 1조 3차전에서 2017년 신인왕 출신인 장은수(21)를 2홀 차로 꺾고 3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18일 열리는 16강전에서 김지현(28)과 맞붙게 됐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장은수의 무대였다. 장은수는 1번홀부터 4번홀까지 줄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박인비를 순식간에 4홀차로 따돌렸다. 패색이 짙어지면서 주변에선 이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인비의 진가는 곧바로 드러났다. 박인비는 ‘골프여제’라는 칭호에 걸맞게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주며 조용히 타수를 좁히다 끝내 역전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박인비는 5, 6번홀을 따내며 장은수에 2홀차로 추격한데 이어 후반 18번홀까지 가져가며 1홀 차로 장은수를 압박했다. 박인비가 조용히 턱밑까지 쫓아오자 장은수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결국 박인비는 15번부터 17번 홀까지 세 홀을 연달아 가져가 18번홀을 남기고 두 홀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특히 16번홀에서 9m짜리 버디 퍼팅은 상대를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박인비는 “4홀차까지 벌어졌을 때는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나도 남은 14개 홀에서 버디가 나올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플레이했다. 그랬더니 버디가 후반에 나와주면서 역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잘못했으면 오늘 집에 갈 뻔 했는데 운좋게 살아남았다. 남은 라운드들은 보너스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죽음의 조로 불렸던 2조에선 ‘매치 퀸’ 김자영(28)이 유소연(29)을 꺾고 16강에 올랐다. 신인왕이 유력한 조아연(19)은 2승 1무로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했다.

한편 16강은 박인비-김지현, 김자영-박소연(27), 조아연-조정민(25), 박신영(25)-박보미(25), 박유나-김지영2(23), 김현수(27)-안송이(29), 박소혜(22)-김지현2(28), 박채윤(25)-최가람(27)이 맞대결을 펼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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