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45)씨가 항소심에서 보석이 인용돼 풀려났다.

최순실씨 태블릿 PC 관련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손석희 JTBC 사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 2018년 5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보석 집행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변씨가 법원의 보석 조건이 부당하다며 자신이 청구한 보석을 전면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보석 보증금을 납입한 변씨는 그러나 결국 구치소에서 나와야 했고 주거 제한은 물론 각종 연락금지, 해외 출국시 신고 등의 가혹한 보석 조건 아래에서 항소심을 준비해야하는 악조건에 놓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홍진표)는 17일 변씨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며 청구한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보석을 인용하면서 몇 가지 엄격한 주문을 달았다.

우선 변호인을 제외하고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과 만나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전화나 서신, 팩스,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전송,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는 물론 그 밖에 어떠한 방법으로도 연락할 수 없다.

주거도 두 곳으로 제한했다. 또 변씨에게 피해자들의 생명, 신체, 재산 및 명예에 해를 가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되며 주거, 직장 등 그 주변에 접근해서도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될 수 있는 모든 집회나 시위에도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울러 법원의 허가 없이 외국으로 출국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또 5000만원의 보석 보증금을 납입하되 이 가운데 2000만원은 보석보증보험 증권이 아닌 현금으로 내도록 했다. 재판부는 “이를 위반할 경우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수하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20일 이내에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보석 보증금을 낸 변씨는 그러나 법원의 보석 조건을 알게 된 뒤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미디어워치 보도에 따르면 변씨는 접견 온 변호사를 통해 ‘법원이 내세운 조건에서는 (석방돼도) 입도 못 벌리고, 시위도 못 하고, (태블릿) 전문가도 못 만나게 된다’고 항의했다.

변씨측 변호사는 또 “(변씨가) 김진태, 조원진 의원과 만나 논의할 예정이었는데 이분들도 만날 수 없다”면서 “구치소에서는 편지로라도 소통이 가능하지만 보석이 허가돼 나가면 이마저도 못하게 된다. 차라리 구치소에 있는 것이 태블릿PC 조작의 진실을 밝히는 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씨 태블릿 PC 관련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손석희 JTBC 사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 2018년 5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보석을 청구한 당사자가 법원의 보석 허가를 전면 거부한 셈이다. 하지만 변씨는 이날 저녁 7시쯤 구치소를 나와 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저서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 사장과 태블릿PC 보도를 한 JTBC 기자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저서 등을 통해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최씨가 사용한 것처럼 파일을 조작해 보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와 함께 JTBC 사옥과 손 사장 집, 가족이 다니는 성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위협을 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변씨 등이 언론인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했으며 이로 인해 사회 불신과 혼란이 확대됐고 손 사장 등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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