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반쪽짜리 기념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환영받기 위해 광주에 간 게 아니라 가야 했기에 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대표 내년엔 오늘과 다른 모습으로 광주에 와달라” 이정미 정의당 대표
“무기력한 39번째 5·18을 보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괴물이 되진 말자. 영화 <생활의 발견> 2002”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정치권 인사들의 후기가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80년 5월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 살았던 시민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도 했다.

“5·18 진실은 보수와 진보로 나뉠 수가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라고 한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기념사를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쪽짜리 기념식’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사실상 우리 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며 “우리는 이미 자격이 충분한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5‧18 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이 늦어지는 이유는 청와대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광주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곤욕을 치른 것에 대한 입장문만 내놨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환영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 황 대표는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 시민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소회를 밝히며 황 대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내년에는 황 대표께서 광주에 다른 모습으로 꼭 오길 바란다”며 “황 대표께서는 광주의 아픔도 긍지도 잘 안다고 하셨으니 서울에 가는 대로 늦었지만 망언자들을 징계하고 늦은 징계에 대해 사과해 달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무기력한 39번째 5‧18을 보낸다”며 한국당을 저격했다. “대통령께서 기념사 하시며 울고 나도 울었다. 많은 시민도 울었다. 감명 깊은 기념사였다”고 한 박 의원은 “그것이 전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이 바뀔까. 황교안(대표)이 바뀔까? 내년 40주년이 오는 게 두렵다”며 “광주 전남은 운다”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의 망언 의원들을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 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읽으시다가 울컥해 10여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셨다”며 “울음을 참는 표정이 역력했다. 희생자 묘역에서도 눈물을 훔치셨다.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사람처럼. 나 역시 목이 메고 콧등이 찡해 입술을 깨물었다”고 했다.

조 수석은 “5‧18은 현행 1987년 헌법의 뿌리”라며 “우리 모두 5‧18의 자식이다. 5‧18 폄훼 망발(妄發)을 일삼는 자들, 정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해 악행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며 이용하는 자들에게 이하 말을 보낸다. 우리 사람 되기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영화 <생활의 발견>(2002)”라고 적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