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9일 검찰에 출석했으나 “내부 입장이 아직 조율 안 됐다”는 사유로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차관이 오후 2시에 출석한 지 2시간만에 서울동부구치소로 돌아갔다”며 “변호인단과 아직 접견이 다 이뤄지지 않아 입장 정리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구속 다음 날인 17일에도 소환을 통보 받았으나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조사에 불응했다.

조사 불응을 두고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데 김 전 차관 측이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차관 입장에서는 “건설업자 윤중천을 모른다” “별장에 간 적도 없다”던 ‘모르쇠’ 전략이 결국 실패로 이어졌던 경험이 있다. 결국 지난 1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물증을 제시하자 김 전 차관은 “윤씨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법원은 이같은 진술 번복, 회유 정황 등을 고려해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내부 조율이 안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방어권 행사를 이유로 ‘시간 끌기’ 전략에 들어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전 차관이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수사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은 김 전 차관 측과 최대한 빨리 일정을 조율해 이번주 초 조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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