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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에도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6일 “가정폭력과 암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세상을 떠난 우리언니 이혼시켜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22일 오전 11시 기준 6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인권·성평등 카테고리 내 청원 중 두번째로 많은 동의를 얻고 있다.

자신을 사망한 A씨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누구보다도 착했던 언니가 며칠 전 2년 간의 암투병 끝에 36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며 “언니의 억울하고 원통한 사연을 제발 들어달라”고 적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2월 결혼했고 이후 두 차례 유산했다. 그러다 얻은 유방암은 폐로 전이됐다. 시댁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이혼을 요구했고, A씨는 승낙했다. 하지만 남편이 돌연 이혼을 거부해 이뤄지지 못했다. A씨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며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A씨가 가족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알고 보니 남편에게는 수천만원 상당의 빚이 있었고, 가정폭력까지 겪었다고 했다. 유산한 이유도 폭행때문이었다. 당시 “(임신한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다. 죽이겠다”는 말도 들었다. A씨의 동생은 “언니의 시댁 식구는 ‘뚱뚱해서 암에 걸렸다. 이 참에 살이나 빼라’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남편의 불륜 사실도 발각됐다. 지난해 12월 건강상태가 악화된 A씨가 피를 토하며 입원했을 당시에도 차량동호회에서 만난 여성과 함께 있었다고 했다.

청원인은 “우리는 이혼소송과 가정폭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러는 동안 언니는 뇌, 발, 허벅지, 등, 뼈 까지 암이 전이가 됐고 진통제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언니는 재판 과정을 겪으며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졌고 5월 중순 결국 가족들과 영영 이별했다”며 “이혼소송은 무효가 됐다. 언니가 죽자마자 그 사람은 유족연금부터 알아봤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언니의 연금까지 챙겨가려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사람들이 언니를 죽인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언니가 죽어서라도 한을 풀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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