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다음 시즌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위기에 빠진 레알을 구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전임 감독들보다 더한 부진에 시달렸다. 레알은 지단 감독 복귀 이후 치른 11경기에서 5승 2무 4패에 그쳤다. 절반도 되지 않는 승률이다.

지단 감독이 침체된 팀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점은 올 시즌 경질된 두 명의 전임 감독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올 시즌 레알은 훌렌 로페테기, 산티아고 솔라리, 지단 감독까지 3명의 사령탑이 팀을 맡아왔다.

레알은 지난해 여름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경기를 치렀다. 이 중 레알이 따낸 승점은 14점이다. 로페테기 감독이 경질된 후 후임으로 온 솔라리 감독은 17경기를 치르며 승점 37점을 획득했다. 같은 기간 레알보다 많은 승점을 얻어낸 팀은 42점을 획득한 FC 바르셀로나뿐이다. 지단 감독은 11경기에서 17점을 얻어냈다. 로페테기 감독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23일 “지단 감독 복귀 이후 일었던 낙관론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현 상황을 촌평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가레스 베일이 지난 19일 레알 베티스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라커룸 내에서의 문제도 있다. 지단 감독과 가레스 베일의 충돌 때문이다. 지단 감독 체제에서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던 베일은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한 후 인터뷰를 통해 지단 감독과 있었던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떠났던 지단 감독이 복귀하며 베일과 감정적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단 감독은 베일의 몸 상태에 문제가 없음에도 그를 프리메라리가 시즌 최종전에서 제외했다. 베일이 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그의 거취에 대한 확실한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

레알은 지금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이적자금을 풀 계획이다. 잉글랜드 첼시에서 활약 중인 에당 아자르의 합류가 유력하다. 이외에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핵심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와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 선수들에게 우상으로 꼽히는 지단 감독의 존재 덕분에 영입 과정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레알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린다. 5년 이상 버텨낸 감독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감독들의 무덤이었다. 올 시즌 두 명의 감독을 갈아 치운 것에서 알 수 있듯 레알 수뇌부는 인내심이 없다. 스타 감독 역시 예외는 없다.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주제 무리뉴와 카를로 안첼로티 역시 오랜 기간 지휘봉을 잡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다. 제아무리 구단 레전드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끌어낸 지단 감독일지라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위험하다는 얘기다.

지단 감독 복귀 이후 치른 시즌 후반기는 실망스러웠다. 지단 감독에게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확실한 영입이 필요하다. 지단 감독이 위기에 처한 레알을 구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