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은 KT 위즈 강백호(20)였다. 고졸 신인 최다 홈런인 29개를 때려내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독주했다. 2017년 신인왕 레이스는 신인 최다 안타인 179개를 때려낸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의 독무대였다.

2016년에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신재영(30)이었다. 신인 투수 15승을 앞세워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29)이 10승을 앞세워 신인왕에 올랐다.

그리고 2009년이다. 두산 베어스 이용찬(30)이 26세이브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앞세워 신인왕에 등극했다. 불펜 투수가 신인왕에 오르기 힘들다는 고정 관념을 깬 수상이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진 투수 출신 신인왕들이 줄줄이 배출됐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을 시작으로 2003년 현대 이동학, 2004년 현대 오재영, 2005년 삼성 오승환, 2006년 류현진, 2007년 두산 임태훈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처럼 과거에는 걸출한 투수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자연스럽게 투수 출신 신인왕이 많이 배출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고졸 출신 투수들이 1군에 바로 자리 잡기도 힘든 상황이다보니 타자 출신보다 신인왕 경쟁에서 밀리는 추세였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투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LG 트윈스 정우영(20)은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지명됐다. 지명 당시에는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말이다.

KIA 타이거즈가 1차 지명한 김기훈(19)이나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자 서준원(19), 두산의 1차 지명자인 김대한(19), 한화의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자인 노시환(19) 등이 더 주목을 받았다.

정우영 스스로가 신인왕 판도를 바꿔버렸다. 정우영은 지난 23일 SK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내주기도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불펜 투수 정우영은 올 시즌 24게임에 등판해 31.1이닝을 책임졌다. 1승3패, 1세이브, 4홀드를 챙겼다. 21안타를 내줬지만 장타는 2루타 2개, 3루타 1개 뿐이다. 홈런은 지금까지 맞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188로 매우 낮다. 평균자책점은 2.01로 좋다.

정우영이 아직 기복이 심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맞다. 블론 세이브도 1차례 기록했고, 폭투도 2개나 있다. 보크도 1차례 기록했다. 고졸 신인 투수 입장에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이같은 실패에도 정우영은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에서 주목받는 신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가 1차 지명한 원태인(19)이다. 6.2이닝을 던져 실점했다. 5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은 1개 뿐이었다. 날카로운 제구력이 돋보였다.

원태인은 아직 정우영에 비해 기록면에서 뒤처져 있다. 11게임에 나와 1승3패, 2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3.16으로 좋다. 선발 투수로 계속 등판한다면 정우영과의 신인왕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원태인이다.

NC 다이노스 김영규(19)도 신인왕 경쟁자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 8라운드 79순위로 지명된 2년차 선수다. 그러나 1군 무대는 올해가 처음이다. 벌써 4승을 챙겼다. 그러나 5월 2경기에서 각각 5실점하며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1군 복귀 뒤 10승을 채운다면 신인왕 후보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또다른 신인이 갑자기 툭 튀어나올수도 있다. 그러기에 신인들의 예상밖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흥미거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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