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남학생들이 같은 과 학생들과 심지어 교수까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전공인 침, 부항 같은 한의학 처치와 전문용어를 들먹이며 원색적인 발언을 주고 받았다. 학생들은 가해자들이 미래의 의료인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대전대 캠퍼스에는 한의학과 학생들의 성폭력 단체 카톡방을 폭로하는 유인물이 유포됐다. 유인물에는 가해자 A,B,C,D로 명명된 한의학과 남학생 4명이 같은 과 여학우와 교수들을 상대로 카톡방에서 성희롱하는 대화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다만 교수를 성희롱한 카톡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동일한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가 이후 삭제됐다.




작성자는 “지난 17일 같은 과 남자 동기 8명으로 구성된 단체 카톡방에서 4명이 언어성폭력을 가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가해자들의 언어성폭력은 왜곡된 성 의식과 여성 혐오의 양상을 보였으며 이미 죄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험담은 상습적으로 이뤄졌고 성희롱, 성폭력, 외모 비하, 인격 모독성 발언이 주 내용이었다. 단체 채팅방의 가해자들은 대화한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면 제2의 정준영이나 승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극히 일부”라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누가 회음에 침놓으라고 하셨나” “검사해야 하니까 다리 벌려봐” 등 전공분야와 관련된 말투를 사용하며 성폭력 발언을 했다. 남학우가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는 모습을 보고 “셀프애무다” “브래지어를 입었나 보지”라는 말도 했다.

한 학생이 “제가 대표가 되면 앞으로 아침 6시 30분마다 태극광장에서 체조하는 거다”라고 말하니 다른 학생이 “여자애들은 바지 벗고”라고 호응하는 대화 내용도 있었다. 이들은 ‘김치X’ 등 비속어와 혐오 표현을 서슴없이 쓰기도 했다.



심지어 이런 대화도 오갔다.
“(모 병원 한의사가) 연예인 발목을 만져봤다노.”
“난 감방 갈 각오하고 딴 거도 만진다. 저 XXX(연예인 이름) 회음 부항을 하면서 캠코더를 꺼내면 몇 년형이고.”
“출소하고 나이지리아 월드컵 보면 될 듯. 제2의 정준영 되면 이 톡방 몰살되는 건가.”
이들은 대화 과정에서 극우성향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의 말투를 쓰기도 했다.


유인물 작성자는 “확인된 피해자들은 수십 명이었다. 그 대상은 동기, 선후배, 교수님까지 있었다. 학생회의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달라.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더 동조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귀한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집단보다 더 철저한 윤리의식이 필요한 곳이 의료계다. 학교 측에 가해자 2명과 주동자 2명의 처벌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대전대 측은 이날 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대전대 관계자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 측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실이 확인되는대로 최대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게 학교 측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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