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상품화하는 불법 옥외광고물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지방자치단체가 철거를 단행했다. 하지만 ‘옥외광고법’에 의거한 과태료 부과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상순 성폭력근절을위한여성회의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이들이랑 남원 중심가를 걷다 발견한 포스터. 무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라고 적혀있다)”라며 “이의 제기하면 (중의적 사용이라는 둥) 딴소리 하겠지, 청소년이 가장 많이 걸어다니는 거리에 버젓이 붙은 이 포스터, 그냥 놔두시겠습니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옥외광고물_성매매_이주여성’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 대표는 포스터를 발견한 즉시 전북 남원시에 “적법한 대응과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4일 정 대표에게 남원시의 답변이 도착했다. 그는 “홍보물 관련 민원, 유선전화로 답변 받았다”며 “바로 철거 들어가고 해당업소에 경고조치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옥외광고법’ 제5조(금지광고물 등) 2항에 따라 재발 방지 및 처벌 등 적극적인 행정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잔인하게 표현하는 것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 등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 ▲청소년의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것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제2조제1호라목부터 바목까지에 따른 사행산업의 광고물로서 사행심을 부추기는 것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것 등을 포함해서는 안된다.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주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성매매와 관련한 포스터는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 ‘청소년의 보호·선도 방해’ ‘성차별적 내용’ 등 항목에 모두 해당될 수 있다.

다시 이틀 뒤인 16일 남원시로부터 답변이 왔다. 정 대표는 “다시 넣은 민원대로 옥외광고법 5조 2항을 적용할 근거가 되는지 물어봤는데 적용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단다”고 적었다. 남원시가 옥외광고법과 관련해 문의했으나 적용불가 입장을 표명한 부처는 행정안전부라고 했다.


정 대표는 “허가 받지 않은 곳에 광고물을 부착해서 민원 넣은 것이 아니다”라며 “그 광고물의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불법광고물을 정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법적인 내용을 계도하고 과태료를 부과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행정안전부에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홍보물 한 장 내렸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그러나 지켜보는 백 개의 눈이 세상을 달리 보게 한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법 홍보물 철거건은 시에서 할 일이지만 이주여성과 성매매 문제는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다뤄야할 지역문제”라며 “젠더폭력아웃, 지켜봅시다”라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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