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지난해 미 프로야구(MLB) 우승팀 보스턴 레스삭스 외야수 JD 마르티네즈로부터 유니폼을 선물 받고 있다. 이 행사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알렉스 코리 감독을 비롯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미 출신 선수 일부가 참석하지 않았다. AP뉴시스

미국 대통령은 매년 가장 인기 있는 4대 스포츠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전까지 미국 운동선수들은 백악관에 초청받는 것을 큰 영예로 여겼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백악관 초청을 거절하는 선수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간판선수인 알렉스 모건은 23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월드컵에서 미국이 우승해도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건은 “나는 현 행정부가 추구하는 많은 것들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건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공격수로 출전해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데 그의 남편은 멕시코 출신이다. 모건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에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이민자 가족 분리정책을 취했던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은 지금도 세계랭킹 1위의 강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프랑스와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런데 모건이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백악관 초청을 거부하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팀 우승을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간판 공격수 알렉스 모건.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요 스포츠 대회 우승팀이 백악관 방문을 기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지난해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감독 알렉스 코리가 백악관 초청을 거부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인 무키 베츠, 데이비드 프라이스, 재키 브래들리도 행사에 불참했다.

미 프로농구(NBA) 2017~2018년 시즌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2018년 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한 필라델피아 이글스도 백악관 방문을 거부했다. 콜린 캐퍼닉 등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선수들은 2016년 시즌부터 국민의례 대신 무릎을 꿇고 시위했다. 이 역시 트럼프 행정부 이후 인종차별적 문화가 확산하는 것에 반발한 것이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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