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간 미제로 남았던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의 진실에 관심이 모인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25일 방송에서는 2001년 12월 8일 새벽 대구 남구 한 총포사 주인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 장기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

당시 그의 사인은 치명상으로 인한 과다출혈이었다. 범인은 항거불능 상태에 놓인 총포사 주인을 칼로 수차례 찔렀다. 이날 총포사에 있던 엽총 두 정이 사라졌다. 단순히 엽총만을 노렸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잔인했고 살인의 목적이 분명해 보였다.

사건 발생 후 3일 뒤, 대구 성서공단의 한 은행에 총성이 울렸다. 엽총을 쏘며 들어온 복면강도는 겁에 질린 은행원을 향해 빈 가방을 던졌다. 은행 내에 있던 30여 명을 위협하며 추가로 실탄을 쏜 뒤 은행원이 건넨 1억2600만 원을 챙겨 문을 나섰다. 그 후 대기해뒀던 흰색 매그너스를 타고 사라졌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3분 남짓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범인의 도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검문검색을 벌였다. 그때 은행에서 4㎞가량 떨어진 아파트에서 차량화재신고가 들어왔다. 도착한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은행털이에 사용됐던 불에 탄 흰색 매그너스 차량이었다. 까맣게 타버린 차안에는 불에 탄 탄피, 그리고 엽총 두 정이 들어있었다. 도난차량이었다. 여기서 발견된 엽총 2정은 총포사 주인 살해 현장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지난해 9일 대구 지방경찰청은 18년간 미제로 남았던 이 사건의 공개수사 결정을 내렸다. 당시 수많은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찾지 못했던 범인의 실마리를 지리적 프로파일링, 법보행 등 당시에는 없었던 과학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범인의 흔적을 찾고 있다.

2001년 12월 11일 사건 당시 은행 CCTV 영상 속 범인이 전문 수렵인의 눈에도 능숙해 보일 만큼 엽총을 잘 다루고 있었다. 특수훈련을 받은 군인에게도 엽총을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인만큼 전문가들은 영상 속 남자가 여러 차례의 사냥 경험이 있는 수렵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범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단서는 더 있다. 치명상만을 골라 입힐 수 있을 만큼 칼을 다루는 일이 능숙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2주에 걸친 범행을 계획하고 이 모든 과정에서 단서하나 남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고 대담한 성향으로 보인다. 25일 밤 11시 10분 방송.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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