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사무관, 심재철 한국당 의원, 곽상도 한국당 의원. 문재인정부를 향해 각종 폭로를 제기한 이들이다. 뉴시스

문재인정부를 향한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폭로들의 출처와 과정, 그 여파는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알 권리’와 ‘불법’이라는 두 가지 주장이 맞서다가 결국 검찰의 기소 여부로 1차적인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 ‘폭로한 자’와 ‘폭로의 대상이 된 자’ 모두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경우도 있었고, 양측 다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여권 입장에서는 ‘폭로’라는 용어 자체가 부담스럽다. 이 단어는 감춰져 있던 어떤 음모 따위가 공개될 때 주로 쓰인다. 폭로를 한 쪽보다는 폭로를 당한 쪽이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반박하는 동시에 불법적인 정보 유출 경로 자체를 문제 삼는다. 반면 폭로를 한 쪽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명분 삼아 유출 경로보다 그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고 맞선다. 폭로전마다 ‘알 권리’와 ‘불법’이라는 두 주장이 반복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제기된 폭로들은 어떻게 정리됐을까. 검찰은 각 사안마다 다른 판단을 내놨다.

①김태우 전 수사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 양쪽 모두 기소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던 김태우 전 수사관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수집한 첩보를 토대로 폭로전을 시작했다. 야당에서 ‘불법 사찰’ 등 의혹을 제기하며 폭로전을 확대했다. 청와대는 불법 소지는 없었으며 오히려 김 전 수사관이 공무상 기밀을 누설했다고 반발했다.

양측의 주장은 현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의 폭로를 토대로 문재인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지만 검찰은 이들이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본 것이다.

김 전 수사관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전체 16개 항목의 폭로 가운데 5개 항목의 폭로에 대해서만 공무상 비밀로 판단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은 공무상 비밀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폭로가 시작되자 청와대가 직접 김 전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양쪽 모두 기소가 된 만큼, 김 전 수사관의 폭로가 불법이었는지, 청와대가 인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는지 등은 재판이 끝나야 판단이 가능하다.

②신재민 전 사무관의 ‘적자 국채 발행 강요’ : 양쪽 모두 무혐의

반대로 양쪽 모두 죄가 없는 것으로 끝난 경우도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는 양쪽 다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들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았고, 동시에 그 내용들과 관련해서도 없는 사실이거나 불법성이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고, 민간기업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내용의 진정성을 주장하다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검찰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과 관련해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불기소 처분했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불법성이 없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 역시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③심재철 의원의 ‘예산 정보 유출’ : 기소유예

심재철 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청와대를 상대로 펼쳤던 ‘예산 폭로전’은 검찰이 기소 유예 판단을 내리면서 일단락 됐다. 심 의원이 정부의 미공개․미인가 예산 자료를 불법적으로 유출한 혐의는 일부 인정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소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심 의원이 문제 삼았던 청와대의 업무추진비는 감사원에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양쪽 다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논란이 끝난 셈이다.

심 의원은 지난해 10월 재정정보원 내부 시스템에서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일부 예산 자료들을 열람한 뒤 이를 토대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등이 문제가 됐다. 청와대는 당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고, 기획재정부는 심 의원을 고발했다. 심 의원은 “시스템상 오류일 뿐 불법 소지는 없다”고 맞섰다.

④곽상도 의원의 ‘문다혜 해외 이주 의혹’ : 현재 진행 중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해외 이주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다혜씨 아들의 학적 변동 관련 서류를 입수해 공개했다. 서류에는 아들이 ‘해외 이주’로 학교를 떠났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민주당이 지난 2월 곽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곽 의원은 지난 3월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며 맞불을 놨다. 대통령 가족의 해외 이주에는 관련 예산이 집행되는 만큼 공익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자는 취지다. 다만 어느 쪽에서도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황이다.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혜씨는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혜씨의 해외 이주 과정에 대해 청와대는 “어떠한 불법이나 탈법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며 언급을 삼가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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