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갖 커뮤니티를 달군 삼성 노트북이 있다. 무려 16억 원에 팔렸다고 알려졌기 때문! 정말일까? 우리 채널을 구독하는 TMI 수집가를 위해 외신보도를 뒤졌다.


16억에 팔린 건 사실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얼마 전(5월 28일)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134만5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억9907만원에 낙찰됐다. 슈퍼컴퓨터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슈퍼노트북인 것인가? 알파고 급 AI라도 탑재된 걸까? 아니다. 이건 11년 전인 2008년에 출시된 삼성 NC10 노트북이다. 중고나라 검색해보니까 1만~2만원에 거래되더라.

그런데 왜 이렇게 비싸냐고?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중국 예술가 구오 오 동(Guo o Dong)은 이 노트북에 6가지 악성 바이러스를 심은 뒤 ‘혼돈의 지속(The Persistence of Chao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가는 노트북에 아이러브유(ILOVEYOU), 마이둠(MyDoom), 소빅(SoBig), 워너크라이(WannaCry), 다크테킬라(DarkTequila), 블랙에너지(BlackEnergy) 등 세계를 들썩였던 바이러스 6개를 설치했다.


워너크라이는 2017년 5월 12일 하루 만에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20만대가 넘는 컴퓨터를 감염시켜 40억 달러의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블랙에너지는 2015년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멈추게 만들었다. 6개 악성코드가 전 세계에 미친 피해 규모는 최소 950억달러(1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구오는 미국 뉴스 웹사이트 더 버지(The Verge)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컴퓨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실제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바이러스는 전력망이나 공공 인프라 등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해를 입힐 수 있다는 걸 경고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악성 바이러스가 퍼질까봐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구매자는 노트북에 설치된 바이러스를 절대 퍼트리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 인터넷 기능과 외부 연결 포트가 모두 제거된 상태로 구매자에게 전달된다.

저번에 내 노트북에 바이러스 걸렸을 때 괜히 치료했다. 왜 난 항상 기회를 놓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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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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