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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 남편’ 유족 “경찰이 설명한 범행 내용, 잔혹해 실신할 정도”

살인 및 시신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고모(36)씨가 4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이혼한 아내에 의해 살해당한 남성의 유족들은 4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통해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과는 저희가 예상한 최악의 상황보다 더 참혹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울분을 토한 이들은 “최우선으로 시신을 찾아달라”고 경찰과 해경에 호소했다.

유족들은 이날 고모(36)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제주지방법원 앞에 나왔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 가족들은 법원에 나타난 고씨를 향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수 있냐”고 소리쳤다.

유족 대표로 나서 입장문을 읽은 A씨의 동생 B씨는 “하루라도 빨리 장례를 치러 고인을 편히 모시고 싶다”며 “가능한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주길 경찰과 해경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확실하다”면서 “범행이 너무 잔혹해 경찰을 통해 얘기를 듣고 실신할 정도였다”고 했다. B씨는 “고씨가 형량을 줄이고자 거짓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 판결을 통해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씨의 신상공개도 촉구했다.

B씨는 “사건 당일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피해자가 운전 중에) 아들 이름을 부르며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설렘이 통곡으로 돌아왔다”면서 고씨와 연락조차 하기 싫어했던 A씨가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긴급체포돼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A씨 가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섰다가 지난달 31일 범행 장소인 펜션에서 A씨의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혈흔을 찾아냈고, 이후 고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고씨의 자택에서는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몇 점이 나왔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훼손한)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씨가 제주를 빠져나올 때 탄 여객선 CCTV를 통해 시신 유기 장면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고씨가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시신을 찾기 위해 고씨가 탄 제주~완도행 여객선 항로를 해경과 함께 수색하고 있다. 또 제주를 벗어난 고씨가 완도에 도착한 후 전남 영암과 무안을 지나 경기도 김포시에 잠시 머무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고씨가 이동 중에 시신을 최소 3곳의 다른 장소에 유기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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