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 심의위원회가 열려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한 36세 고유정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그러나 고씨는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이동하면서 얼굴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찰은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신상공개위원회는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심하게 훼손 후 불상지에 유기하는 등의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구속영장 발부 및 범행 도구가 압수되는 등 증거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이라고 위원회는 부연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또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가족이나 주변인이 당할 수 있는 2차 피해 등 비공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실명은 물론 언론 노출 시 마스크를 씌우지 않고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고씨가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언론에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고유정이 아직 범행 동기 등 중요 진술을 하기 전이어서 급작스러운 언론 노출은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추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얼굴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고씨의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신상공개위원회는 보통 피의자 검거 시부터 구속영장 발부 시점 사이에 열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는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 단계에서 얼굴이 노출된다. 고유정의 경우 영장 발부 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열리면서 언론에 얼굴이 노출되는 시기가 늦춰졌다.

앞서 신상공개가 결정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피의자 김성수(29)나 진주 아파트 방화 흉기 난동 안인득(42)의 경우 신상공개가 결정된 직후 언론이 얼굴이 노출됐었다. 반면 고유정은 신상공개 결정 다음날인 6일 변호사 입회 하에 이뤄지는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얼굴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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