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피의자 고유정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고씨가 마트에서 흉기 등을 구입한 CCTV영상을 확보하면서 철저한 계획 범죄로 보고 있다.

MBN은 고씨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 해 수박을 썰다가 흉기로 방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9일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제주 시내 한 마트 CCTV영상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고씨가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표백제 등을 구입한 점으로 미뤄 계획 범죄로 보고 있다고 MBN은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찍힌 영상에서 고씨는 흉기와 표백제 3개, 고무장갑 등을 사는 모습이 담겼다. 종량제 봉투까지 구입한 고씨는 카드 결제 후 휴대전화로 포인트까지 적립했다.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먼저 들어왔다. 이때 고씨가 예약한 펜션은 입실과 퇴실 시 주인을 마주치지 않는 무인 펜션이며 펜션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실제로 녹화 촬영 등 기능이 없는 소위 깡통 CCTV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고씨는 전 남편을 만나기로 약속한 지난달 25일에 앞서 18일 제주에 들어와 범행 도구 등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고 범행 후 펜션 내부를 깨끗이 청소한 점으로 미뤄 완전범죄를 꿈꿨을 가능성이 높다. 범행 전 휴대전화 등으로 살인 도구와 시신유기 방법 등을 검색했다는 점에서도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고씨 전 남편인 강모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씨가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 남편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봉투의 이동 경로를 쫓아 봉투에 담긴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서 한 번 처리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발견된 뼛조각은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돼 3㎝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강씨의 가족들은 지난달 27일 “아들과 전 부인을 만나러 갔던 강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이 지난달 31일 펜션 거실 벽과 욕실 바닥, 부엌 등에서 강씨 혈흔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강씨를 살해한 혐의로 고씨를 긴급체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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