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금도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고유정이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던 어민이 발견 당시 소름끼쳤던 상황을 전했다. 보통 비닐봉지는 물에 잠겨 둥둥 떠다니는데 문제의 비닐봉지는 두 번이나 단단히 묶인 채 풍선처럼 팽창돼 있어 보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고 한다.

전남 고금도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고유정이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던 어민이 발견 당시 소름끼쳤던 상황을 전했다. 이 어민이 자신의 글 인증을 위해 올린 사진.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어민 A씨는 13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고유정 사건의 부패물 의심 신고자 본인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신이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45분쯤 양식장 시설물을 청소하다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그는 “보통 바다 비닐봉지 쓰레기는 물에 잠겨 둥둥 떠다니는데 제가 발견한 비닐봉지는 이상하리만큼 팽창돼 있었다”면서 “비닐봉지는 수면 위에 온전히 떠 있었으며 두 번에 걸쳐 단단히 묶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비닐봉지에서 생전 맡아보지 못했던 악취가 났다고 했다. 그는 “‘뭐지’라는 생각으로 봉지를 시설물 위로 건져 올리는데 태어나 맡아보지 못한 악취가 나서 역겨웠다”면서 “순간 호기심과 무서움이 밀려와 선뜻 봉지를 열어보지 못하고 망설였다”고 적었다.

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봉지를 열기 전에 바깥 부분을 먼저 만져봤다고 했다. A씨는 “봉지 바깥 오똑한 부분을 오른손으로 움켜쥐었더니 절단된 신체 부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무서움에 앉은 상태에서 뒤로 물러났다”고 했다.

용기를 내 검은색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흰색 반투명 비닐봉지가 단단히 묶여 있었다. 흰색 비닐봉지도 열어보니 정체불명의 두 덩어리가 나왔다. 하나는 원형 모형의 뼈와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살점이 선명했고 또 다른 덩어리는 기름 덩어리 같았다고 했다.

악취와 두려움, 공포에 휩싸인 A씨는 “설마 신체 일부겠어? 동물 사체겠지”라고 여기고 비닐봉지를 다시 바다로 던졌다고 전했다. 그때는 비닐봉지를 묶지 않았다.

이후 모친과 저녁 약속을 위해 옷을 갈아입던 A씨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제주경찰청으로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이후 현장으로 찾아온 경찰관 두 명과 함께 2시간 비닐봉지를 찾았지만 문제의 비닐봉지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13일 오전 전남 완도군 고금도 장보교대교 인근 해상에서 완도해양경찰서가 잠수부를 동원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완도해양경찰서 제공 동영상 캡처

A씨는 “설마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한 제 첫 대응이 일을 키운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사건 관계자분들께 사과 드린다”면서 “잔인하게 범행한 가해자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피해자 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적었다.

그는 아울러 바다쓰레기를 처리하지 않았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수산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바다 쓰레기의 양과 심각성에 잘 아시리라 생각된다”면서 “처음엔 양식장으로 흘러온 쓰레기를 건져내 자비로 처리했지만 감당이 안 돼 결국 시설물에 피해를 주는 쓰레기는 다른 곳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비난을 하신다면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고 적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네티즌들은 A씨의 행동을 옹호하고 있다. 게시물에는 “냅다 던져버리는 게 정상적인 사람 아닌가요. 평범한 어부 입장에선 토막난 부패물을 보고 놀라서 당황해 그렇게 행동하신 거죠. 자책하지 마세요”라거나 “저라도 무서웠을 것 같아요. 꼭 다시 찾아 고유정 단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글만 봐도 섬뜩한데, 이 정도라도 하신 게 어디냐 싶네요”라는 댓글이 호응을 얻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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