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오덴플랜역에는 특이한 계단이 설치돼있다. 각 계단이 서로 다른 음을 내는 피아노 계단이다. 이 계단이 생긴 뒤 지하철역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무려 3배나 늘어난 것이다. 바로 옆 에스컬레이터를 보고도 사람들은 즐거운 피아노 음이 울리는 계단을 자발적으로 선택해 오르내렸다.

스톡홀름 지하철역의 피아노계단은 일상 생활에 게임의 요소를 결합한 ‘게이미피케이션’이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생생한 사례다. 게임은 게임산업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게임의 특질을 사회에 잘 녹이면 사회를 바꾸는 데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전공 교수는 13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제11회 게이미피케이션 정책 토론회에서 ‘세계 주요지역 게이미피케이션 현황’을 주제로 게임의 장점들이 사회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동섭, 조응천, 조승래 의원과 게이미피케이션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게미이피케이션은 ‘게임 사고와 게임 매커니즘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참여시키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레벨, 순위표, 퀘스트, 사회적 참여 등 게임 내 매커니즘을 활용하고, 게임의 상상력과 디자인 요소 등도 광범위하게 수용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큰 힘은 ‘재미’다. 임 교수는 “게임은 어떤 콘텐츠보다 재미를 주고 있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수많은 분야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고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사람들은 놀고 싶어 한다. 논다는 것은 재미가 있다는 거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구조가 게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 그는 “‘포켓몬 고’가 뜬 후 20~30개 지자체가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앱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다. 현실성이 있는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이 사회문제 해결 및 스마트 시티 구현에 활용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정책 시책에 대한 이해, 각종 재난에 대한 안전 교육, 가난, 공해 등 세계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함께 시민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마트 시티(Amsterdam Smart City, ASC)도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임 교수에 따르면 ASC는 정부, 민간기업, 학교, 지역주민 등의 유기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 내용을 ACS 웹페이지를 통해 공유하며 의견을 수렴한다. 아울러 스마트시티 체험랩을 오프라인에 열어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임 교수는 “ASC에서는 개선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는 상시 또는 행사를 통해 논의된다. 시민들이 온라인에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1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면 지자체는 이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한다”고 소개했다.

눈에 띄는 것은 보상 시스템이다. ASC에서는 보상을 통해 재활용 게이미피케이션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웨이스티드 프로젝트(Wasted Project)’가 가동되고 있다. 가령 플라스틱을 수거하면 그 대가로 주민들에게 플라스틱 코인을 제공한다. 일반인들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낭비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보상 시스템은 단순히 플라스틱 재활용을 촉진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의 인식 개선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

임 교수는 이 외에도 ‘영국 글라스고 프로젝트’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이스라엘 텔아비브’, ‘덴마크 코펜하겐’ 등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 도시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활력있는 도시로 변화되고 있다”며 “따라갈 것인가, 앞서갈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게임은 문화다, 질병이 아니다’라는 프로젝트 화면을 띄우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민성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과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가 발제를 진행하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패널 토론을 맡은 업계 전문인들.

사회를 맡은 이도경 비서관(이동섭 의원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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