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한서희 인스타그램

그룹 ‘위너’의 멤버 이승훈이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 투약 사건 무마에 얽혀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사람은 모두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과거 비아이와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하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의 인터뷰를 14일 보도했다. 한서희는 2016년 8월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의 마약 투약 사실을 진술했다가 양현석 YG 대표의 외압으로 이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보다 약 2달 앞선 2016년 6월 1일 이승훈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한서희는 “비아이가 (YG 자체 검사에서) 걸렸다고 했다. 저와 마약을 했다고 말했다더라. (이승훈이) 급히 만나자고 해 YG 사옥 근처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YG 측은 한서희가 경찰에서 비아이를 마약 공범으로 지목하기 전에 비아이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인지했던 셈이다.

디스패치는 이승훈과 한서희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재구성해 공개했다. 이승훈은 한서희에게 “진짜 중요한 얘기를 할 거야. 집중해서 답장해줘”라고 말했다. “너 최근에 비아이 만난 적 있어?”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메시지는 ‘비밀 채팅방’을 통해 전송됐다고 한다. 비밀 채팅방은 ‘종단간 암호화’ 방식이 적용돼 보안이 뛰어난 기능이다.

한서희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의 약속 장소에서 이승훈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승훈이 아닌, YG 관계자 A씨가 나타났다. A씨는 “승훈이 대신 나왔다. 비아이 일은 비밀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줬다고 한다.

한서희는 약 2개월 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A씨에게 전화해 비아이와 마약을 투약한 사실도 경찰에 말했다고 털어놨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한서희는 이 때문에 YG 사옥에서 양 대표를 만나게 됐고, 양 대표는 약 1시간30분 동안 “진술을 번복해달라”는 취지로 한서희를 회유했다.

양 대표는 디스패치와 전화통화에서 한서희를 만난 것은 인정하며 “1달에 2번씩 (회사에서) 키트 검사를 하는데 비아이는 한 번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적 없는 것을 (한서희에게)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만약 비아이가 경찰에서 (양성 반응이) 안 나오면 넌 무고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한서희가 겁을 먹고 스스로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했다.

한서희는 결국 “비아이에게 마약을 준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비아이는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은 채 혐의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서희는 그룹 빅뱅 멤버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와 이 사건으로 병합 재판을 받아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등을 선고받았다.

한서희는 13일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비실명 공익신고서를 제출했다. 제출된 자료에는 비아이의 마약 투약, 과거 경찰 수사 당시 YG의 개입, 이에 따른 YG와 경찰 유착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정황 증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신고 대상으로는 비아이, YG 관계자, 경찰 등이 지목됐다.

한서희는 애초 익명으로 폭로에 나섰으나, 한 매체가 실명을 공개하면서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당황스럽고 무서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 사건은 양 대표의 개입과 협박, 경찰 유착이 핵심이다. 저와 별개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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