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홍콩 경찰들이 입법회 근처 도로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개정이 홍콩인들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홍콩 정부가 15일 오후 법안 개정 추진을 잠정 연기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점차 시위가 격렬해지는 상황을 고려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법안의 연기 방안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은 15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전날 오후와 이날 오전 홍콩의 핵심 관료들과 대책회의를 한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홍콩 언론 핑궈르바오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는 단지 법 개정을 연기할 뿐 철회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개정되면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이 중국 정부에 의해 중국 본토로 송환되는 데 이용될 수 있어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9일 있었던 100만인 시위를 주도한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7일에는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민간인권전선은 16일 시위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 12일 입법회 인근 시위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사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이 입법회 건물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십 명이 다쳤다. 이에 홍콩 친중파 진영에서도 범죄인 인도 법안을 연기하고 시민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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