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대(對) 엄홍길=1500만원 대 500만원’

고액 강연료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개그맨 출신 방송인 김제동씨가 인구 5만4000여명에 불과한 경북 예천군의 특강 행사에서 청중 600여명에게 강연하고 1500만원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번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지방자치단체가 10년 이상 개최해온 해당 행사에서 역대 가장 많은 강연료를 챙긴 인사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예천군은 지난해 11월 23일 김씨를 초청해 문회회관에서 ‘김제동의 톡 투유 콘서트-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의 ‘예천 아카데미’ 행사를 개최했다. 군은 90분짜리 특강을 한 김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했다. 앞서 군은 같은 해 3월 7일 산악인 엄홍길씨를 초청해 같은 장소에서 ‘도전과 극복’이란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 뒤 500만원을 지급했다. 히말라야 해발 8000m 이상 16좌를 세계 최초로 정복한 세계적인 산악인 엄씨 강연료보다 김씨에게 3배 이상의 강연료를 지급한 것이다.

그동안 예천군은 매년 21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유명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예천 아카데미를 10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보통 이 행사에 초청된 인사에게는 500만원 정도의 강연료만 지급해왔다고 한다.


예천군 관계자는 “보통 연간 3~4차례 특강행사를 여는데 작년엔 지방선거 때문에 제때 행사를 잡지 못해 두 번밖에 행사를 하지 못했다”며 “강사료를 더 주더라도 유명강사를 초청하자는 의견이 많아 김씨를 섭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예천군청 홈페이지에는 김씨의 고액 강연료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예천군이 농촌지역이란 지역적 특성에 맞지도 않는 고액 강연회를 연 것 자체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예천군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김모씨는 “재정자립도가 12.7%로 전국 226위인 예천군이 90분짜리 특강에 강연료 1500만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다. 군민이 낸 세금을 그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정말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조모 씨는 “강연료 1500만원은 저소득층 1년 연봉보다 많은 액수”라며 “농사일을 하는 저소득층이 대다수인 군민들이 고액 특강을 듣는다는 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김 씨 특강은 군이 계약을 맺은 전문 업체에서 주선했으며 특강 주제는 ‘소통’(疏通)이었고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제동씨를 초청해 강연을 하고 고액의 특강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지자체는 충남 아산시 2700만원, 논산시 2620만, 서울 동작구 1500만, 경기 김포시 1300만원 등이다.

예천=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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