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양됐지만 시민권 받지못한 한국인 2만여명”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아시아대표 서대천 목사 관심 요청

국민일보DB

“미국에 입양됐지만 성인이 될때까지 시민권을 받지 못한 사람은 3만 50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 중 한국인이 2만여명에 달합니다.”

최근 월드허그파운데이션(World Hug Foundation=WHF,·이사장 길명순) 아시아지역 대표에 선임된 서대천(사진)목사는 23일 입양아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목사는 “어려서 입양돼 미국시민인줄 알고 살다가 갑자기 불법체류자가 된 이들은 더이상 학업이나 진로를 생각지도 못하고 추방 당하거나 추방의 불안을 안은 채 살고 있다.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운동을 WHF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홀리씨즈교회 목사와 SDC인터내셔널스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사진=월드허그파운데이션 제공

WHF는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시민권을 얻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된 이들을 돕는 비영리법인이다.

어릴 때 입양됐으나 양부모의 학대로 파양된 후 2012년 한국으로 추방된 필립 클레이(한국명 김상필)씨가 한국에서도 언어와 문화 등으로 정착에 실패해 결국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2017년 4월 설립했다.
길명순 이사장 인사말. 월드허그파운데이션 제공

서 목사는 “입양아 중 IR-3 비자를 받아 입양한 경우 시민권이 발급된다. 하지만 IR-4 비자를 받아 입양한 경우는 입양한 양부모가 다시 시민권을 신청해야 하는데, 양부모 조차 몰랐던 경우가 많아 차질이 생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편 WHF는 지난 13일 미국 미시건주 제네시카운티 플러싱 대동연회장 다이아몬드홀에서 ‘2019 월드허그파운데이션 후원의 밤’ 행사를 열고, 인권과 범죄의 사각지대에서 힘겨운 삶을 잇고 있는 입양아에게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행사에는 정재계 및 교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미 정계에서 활동 중인 안토니오 리베라 주니어씨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뉴욕 프라미스교회 김남수 목사, 목양장로교회 송병기 목사를 각각 고문으로 선임했다.

행사에는 박효성 뉴욕총영사와 뉴욕한인회 찰스 윤 회장, 뉴욕교회협 회장 정순원 목사, AG하나님의성회 한국총회 총회장 김명옥 목사, 국제기아대책기구 미동부 회장 이종명 목사,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토마스 수오찌 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상원의원 등이 참석하거나 축하메시지 보냈다.

길명순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명운동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수고로 큰 결실을 얻었다”면서 “3만5000 입양인들에게 자유의 빛인 미국 시민권을 꼭 받아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WHF는 그동안 입양아 출신으로 불법체류 상태에 있던 조이 알렉시(52)씨의 시민권 취득을 도왔다.

지난 4월 52년만에 시민권을 얻었다. 이날 영상으로 소개된 알렉시 씨는 “시민권 자격이 없어 무척 가슴이 아팠다. WHF을 통해 시민권을 받았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WHF의 잔 신 사무총장은 “미 해병대 군복무 시절에 정의와 용기에 대해 배웠다”며 “미국이 천명하는 자유 평등 행복의 가치를 위해 입양인 출신들의 권익 보호에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는 세계적인 지휘자인 함신익씨의 딸 멜로디 함씨가 사회를 진행했다.

송병기 목사(목양장로교회)의 기도와 한국전통 북 공연, 국민의례, 이사장 인사 및 회장과 서 목사의 영상 인사, 잔 신 사무총장의 기조 연설, 축하공연 등이 진행됐다.

서 목사는 영상 인사를 통해 “아직 시민권을 받지 못한 입양자들의 눈물을 기쁨으로 바꾸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길 축복한다”고 말했다.

WHF는 불법신분으로 사회적 냉대와 생활고로 시달리는 입양아의 권익 증진과 제도개선을 위해 미국 정치계에 탄원운동을 펼쳐왔다.

지난 5월 ‘성인이 된 입양아 출신 모두에게 조건없이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Adoptee Citizenship Act of 2019·HR2731)을 연방하원 발의로 상정했다.

현재는 2000년 통과된 ‘아동시민권법’에 따라 1983년 2월말 이후 출생한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1983년 이전 출생자들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WHF의 자료에 따르면 이런 실정인 한인 입양인 수는 연간 약 500~1000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18세 전 파양되거나 양부모의 사망 등로 불법체류자 신분이거나 각종 범죄에 노출돼있다.

WHF는 이날 모은 기금을 입양인의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법률지원비 및 행정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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