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군·유엔군 참전 유공자 오찬에서 꼬마 스타가 탄생했다. 6·25전쟁 박사 소녀라 불리는 캠벨 에이시아(13) 양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부산 용문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에이시아 양은 ‘꼬마 외교관’으로 불린다. 한국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한다. 에이시아 양은 SBS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서 ‘6·25전쟁 박사 소녀’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에이시아 양은 2016년부터는 미국·네덜란드·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유엔(UN) 참전용사들과 영어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손녀 역할을 하고 있다.

에이시아 양은 이날 청와대 행사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군복을 입고 등장한 그는 6·25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 등을 간단히 설명한 뒤 참석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에이시아 양은 6.25 전쟁 당시 간호장교였던 박옥선 할머니를 만나 군인이 된 배경과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에 대해 질문했다. 박 할머니는 “6·25사변이 나서 학교가 다 불에 타고 없었다.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학교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부동 전투도 굉장히 치열했지만 제가 근무했던 옹진 전투에서는 땅 1평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로 하루 400∼500명씩 부상자와 사상자가 생겨났다”고 답했다. 에이시아 양은 “할머니 감사합니다”라며 포옹했다.

그는 고 김영옥 대령의 조카인 다이앤 맥매스 씨와도 인터뷰를 했다. 에이시아 양이 김영옥 대령이 어떤 분인지 묻자 맥매스 씨는 “저희 삼촌께서는 굉장히 겸손하고 헌신적인 분이셨기 때문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참전을 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분들을 삼촌께서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했다. 그분들의 기여에 감사하고 있다. 이 모든 공적이 저희 가족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시아 양은 장진호전투 및 흥남철수전투 참전용사인 조셉 벨란저 씨와도 대화를 나눴다. 그는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전쟁은 할아버지에게 어떤 의미인가”라고 질문했다. 벨란저 씨는 “한국의 발전상이 실로 놀랍고 인천공항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국에 와서 실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한국 분들도 너무 좋으시고 이곳에서 접한 모든 것들이 너무 아름답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전쟁은 제 가슴에 늘 남아있고 참전을 해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을 신께도 감사하고 있다. 제 기억과 가슴에 언제나 영원히 간직할 일”이라고 화답했다.

에이시아 양은 인터뷰를 마치며 “저 캠벨은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더 노력할게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시아 양을 포옹하기도 했다.

에이시아 양이 한국인 용사들의 신원을 찾게 된 것은 한 네덜란드 노병과의 인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에이시아 양은 H20품앗이운동본부의 ‘한국전쟁 UN 참전용사에게 감사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해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한 한 노병을 만난 게 계기가 됐다. 귀국 후에도 교류를 이어온 에이시아 양은 노병으로 부터 ‘함께 싸웠던 한국인 카투사 20명의 이름을 알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와 함께 국방부 등에 연락을 취한 에이시아 양은 성과가 없자 유튜브를 검색했다고 한다. 이후 네덜란드 참전용사를 다룬 영상을 찾았고, 한국인 카투사 최병수 씨를 알게 돼 최씨를 직접 만났다. 그는 에이시아 양에게 동료 2명의 이름과 군번을 알려줬다고 한다. 에이시아 양은 최근 13명의 카투사 명단을 찾아내 네덜란드 참전용사협회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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