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저는 5·18 왜곡 처벌법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24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서명했던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6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조항이 담긴 것을 두고 보수 진영 일각에서 5·18 문제에서 여당 법안을 수용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추인을 조건부로 한 3당 원내교섭단체 합의안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왜곡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마치 제가 5·18을 왜곡하는 자를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는 그런 법에 합의를 해준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일단 법안의 명칭부터가 다르다”며 논란이 된 합의문 4항 관련 설명을 달았다. 합의문에 들어간 법안의 명칭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으로, 이 법안은 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라고 나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등이 낸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는 완전히 다른 법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법안은 5·18 왜곡 및 비방 행위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지만, 한국당이 발의한 법안은 5·18 진상조사위원회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진상조사위원 자격 조건에 군 20년 이상 복무자를 넣자는 우리 당 제안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수용하면서 합의안에 해당 내용을 넣었다”며 “오히려 우리 당 입장을 관철시킨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차명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6·24 합의는 한국 민주주의가 눈뜨고 코 베임을 당한 사건”이라며 “나경원은 부당 합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진짜 천인공로할 일은 5·18 특별법”이라면서 “도대체 5·18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 7년형 징역, 유공자 명단을 까라고 주장하면 5년형 징역이라는데, 이에 민주주의냐. 어떻게 민주주의 정당의 대표라는 자들이 이런 반(反)헌법적 법안 처리에 합의 도장을 찍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나 원내대표는 당 안팎에서 차 전 의원 식으로 합의문 내용을 이해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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