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건물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검게 그을려 있다. 건물 1층은 기둥으로 지지하는 필로티 구조다. 뉴시스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화재가 커진 이유는 필로티 구조와 가연성 외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평소방서 관계자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은명초는 1층이 뚫려있는 필로티 구조인데 불이 1층에서 나면서 외벽을 타고 빠르게 올라갔다”며 “특히 가연성 외벽이라서 화재가 확대되고 연기도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은명초는 필로티 구조로 건물 1층 일부를 비워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이 주차장 내 재활용 수거장에서 전날 오후 3시59분 화재가 발생, 삽시간에 차량과 1층 천장으로 옮겨붙었다. 화재 시작 뒤 40여분이 지나서야 큰불이 잡혔고, 최종 진압까지는 2시간30분 정도가 걸렸다.

소방 관계자는 “1층이 비어있다 보니 아무래도 불이 더 빨리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불이 건물 꼭대기인 5층까지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건물 외벽에 사용된 가연성 자재 탓도 크다. 은평소방서는 전날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과 알루미늄 패널로 만들어진 가연성 외벽 때문에 급격하게 연소가 확대됐고 대량의 농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FRP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가볍지만 화재에 취약해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알루미늄 패널도 화재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겉은 알루미늄이지만 안은 스티로폼 등 가열성 단열재로 채워져 있다.

27일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건물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검게 그을려 있다. 뉴시스

가연성 외벽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대형 화재에서 수 차례 드러났다. 하지만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10곳 중 3곳은 가연성 외벽을 사용했다.

서울시의회 서윤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1361개 초·중·고교 가운데 32%인 441개교 641개동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됐다. 가연성 마감재를 쓰는 드라이비트 공법은 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외벽 마감재 방식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가연성 건물 근처에 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자재들을 써놓고 그 주변에 불에 잘 타는 재활용 수거장을 둔 것도 화재 확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2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은명초 화재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전날 발생한 화재로 은명초는 5층짜리 건물 반 정도가 탔으며 4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화재 당시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듣던 학생과 교사 등 127명은 모두 대피했고, 이 중 교사 2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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