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증언 대회에서 산재사망·해고·사기 등에 대한 발언을 듣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또다시 단상에 섰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에도 ‘속거나 잘리거나 죽는’ 비정규직의 삶은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소속 노동자, 시민단체 등 300여명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증언대회를 열고 정규직 전환 사기, 노조할 권리 봉쇄, 비정규직 대량해고, 일터에서의 죽음 등 비정규직의 현실을 고발했다.

지난 4월 수원 고색동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로 사망한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는 이 자리에서 “제 동생은 용역 노동자라는 이유로 가장 높은 곳에서 일했지만 안전화, 안전모, 안전벨트 등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못했고 기본적인 안전교육조차 없었다”면서 “현장 관계자는 오히려 ‘일용직에게 안전화 지급은 없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김씨는 “추락의 직접 원인을 실족으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유가족들이 직접 사건 현장을 수차례 방문해 조사해야 했다”며 “동생이 사망한지 78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망 원인을 모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산재사고를 2022년까지 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장에 반영되려면 법률이 명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습지 교사들은 지난해 6월부터 특수고용자로서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았지만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해왔다고 말했다. 오수영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는 “지금은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 외에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노동자들만 50만명이 넘어가고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들도 온전하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증언 대회에서 산재사망·해고·사기를 나타내는 '죽거나·잘리거나·속거나'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자리했다. 김씨는 “용균이가 일했던 공공기관 서부발전 하청회사는 위험한 일은 외주화해 비정규직을 만들었고, 죽거나 다쳐 산재로 인정되는 순간 원청인 서부발전에 눈치를 보게 되는 구조여서 은폐는 일상이었다”면서 “사람이 다치면 왜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밝혀 같은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얘기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측은 정부에 노동존중 공약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파견직이라는 이유로 2년이 되기 전에 해고되고, 노조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다”며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은 희망고문을 거쳐 공약 사기가 됐고, 최저임금으로 오른 월급은 상여금과 식대를 빼앗아가 조삼모사가 됐다”고 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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