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29일 열린 DMZ 평화대축제는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1만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또 아이들은 DMZ 생태탐방로 약 3.2㎞를 걸으며 저마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감상했고, 철책선 너머 북한을 바라보며 평화통일을 염원했다.
국민일보와 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GCS 인터내셔널)가 주최하는 '2019 DMZ 평화대축제' 가 2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려 태권도 시범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파주=윤성호 기자

평화통일 염원 담은 그림들
이른 아침부터 노랑 흰색 파랑 초록 분홍 등 형형색색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평화누리공원에는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하늘에는 ‘2019 DMZ PEACE FESTIVAL’ 적힌 커다란 비행 풍선이 떠있었다. 5000여명의 태권도 도복을 입은 학생들은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잔디밭 위에서 이날 열릴 예정인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10시 30분에 축제가 시작됐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이 개회사를 한 뒤 조정원 GCS 인터내셔널(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 조정원 총재의 인사말이 끝난 뒤 ‘휴전선 철책에 평화를 걸다’ 그림 공모전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경기도 고양 한수초 강동호(7)군은 남북을 가르는 철책선을 잇는 기차를 그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을 받았다. 3일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강군은 “남북한이 사이좋게 지내서 평화통일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랑 열차타고 북한 쪽으로 여행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철책선이 열리면 북한 아이들이랑 같이 기차놀이 하면서 놀고 싶다”며 “산을 좋아하는데 통일되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환히 웃었다.
국민일보와 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GCS 인터내셔널)가 주최하는 '2019 DMZ 평화대축제' 가 2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려 전국 137개 태권도 도장에서 모인 수련인 등 1만여명이 동시에 평화 기원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파주=김지훈 기자

평화누리공원을 수놓은 태권도 군무
이어 11시10분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공연이 시작됐다. 6명의 단원이 북을 치고 수십명의 태권도복 입은 인원들이 나와서 절도 있는 자세로 공연을 시작했다. 막대에 감싸인 검은 천과 부채에 붙은 하늘색 천이 색의 조화를 이뤘다.

시범공연단은 또 품새 동작도 선보였다. 수십명이지만 마치 한 명이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격파 시범도 나왔다. 특히 동료의 도움을 받아 3m가 넘는 높이를 점프해서 격파하자 장내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검은 띠로 눈을 가린 상태에서 격파를 성공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11시 40분쯤이 되자 GCS글로벌평화봉사단 태어로즈영웅단이 공연을 시작했다. 발차기를 할 때마다 종이로 만든 꽃잎이 휘날렸다. 또 우리 민족 고유의 음악인 아리랑에 맞춰 부채와 연결된 붉고 푸른 흰 천을 휘날리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단체 송판 격파 시범 때는 부서진 송판 조각이 하늘에 흩뿌려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낮 12시쯤 이번 행사의 백미인 태어로즈영웅단 5000여명의 단체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특히 단체 퍼포먼스가 시작될 때쯤에는 진한 먹구름이 걷히며 해가 평화누리공원 잔디밭을 비치기 시작했다. 상의는 빨간색, 하의는 흰색 도복으로 맞춰 입고 검은 띠를 둘러맨 아이들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경례 후 일제히 구령에 맞춰 발차기를 시작했다. 철책선 너머 북쪽에도 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기합을 외치며 절도 있는 정권 찌르기를 선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단체 발차기 송판 격파도 압권이었다.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박력이 넘쳤다.

충북 청주 산성초 6학년에 재학 중인 한지윤(12)양은 “오늘은 관장님, 체육관 친구들과 함께 충북 청주에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정말 떨리기도 하고 뜻 깊기고 하고, 새롭기도 하다”고 설렌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양은 “아무래도 DMZ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까 마음이 더 그런 것 같다. 축제 주제가 평화다 보니까 남북이 더 평화로워져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청주 산성체육관 박범수(53) 관장은 “항상 행사를 할 때 마다 의미가 다르지만 이번 시범은 특히 평소보다 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남북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여서 그런 것 같다”며 “아이들과 함께 일반 시범과 달리 마음도 좀 더 희망을 품고 했던 것 같다. 이런 행사를 계기로 남북이 평화를 찾고 통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와 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GCS 인터내셔널)가 주최하는 '2019 DMZ 평화대축제' 가 2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파주생태탐방로 걷기를 하고 있다. 파주=김지훈 기자

DMZ도 걷고, 그림도 감상하고
오후 1시 이후부터 아이들은 쨍쨍한 태양빛을 받으며 생태탐방로로 들어섰다. 원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채 순찰로로 쓰이던 이곳은 2016년 이후 개방됐다. 최고온도 섭씨 28도에 매우 습한 날씨로 모두들 “덥다”를 연발하면서도 다시없는 기회라는 생각에 신나하는 모습이었다. 행사 요원들로부터 “사진 촬영 금지 구역입니다”라는 고지를 받으며 생태탐방로에 들어선 아이들은 “저기가 북한이에요?” “돌맹이 던지면 어떻게 돼요?” “비비탄 쏘면 전쟁이야” “통일되면 여행 가는 시간 빨라져요?” 등등 호기심에 가득 찬 질문을 쏟아냈다.

민통선 너머 영농인들이 농사짓는 논밭에는 백두루미가 고고하게 서 있었다. 귀뚜라미 소리만 가득했다. 군인들의 표정은 무거웠고 “사진 찍지 말라”는 방송이 연속해서 나왔지만 아이들은 그런 것은 상관없다는 듯 즐거운 표정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철책을 따라 걸으니 이번 행사를 위해 공모한 그림이 엽서로 만들어져 철책선에 붙여져 있었다. 엽서에는 ‘하나 되어 빛나는 우리’라고 쓰인 한반도 그림이나 사람들이 DMZ 평화의 다리를 건너는 그림이 있었다. 무궁화로 한반도를 채우고 ‘통일의 꽃을 피운다’고 적힌 그림도 있었다.
국민일보와 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GCS 인터내셔널)가 주최하는 '2019 DMZ 평화대축제' 가 2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 가운데 그림이 걸린 DMZ 탐방길을 아이들이 걷고 있다. 파주=김지훈 기자

3.2㎞나 돼 생각보다 긴 탐방로였기에 막판에는 많이들 지쳐 보였다. 하지만 길고 긴 코스가 끝나고 ‘2019 DMZ PEACE FESTIVAL’이라고 적힌 기념 메달을 받아들고서는 모든 피로가 가신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은 메달을 깨물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시우(12)양은 “정말 색다르다. 북한이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면서도 꽤 떨어져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통일이 되면 뭐하고 싶냐는 질문에 “북한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아(46·여)씨는 “아이도 저도 처음 오는 것인데 정말 의미가 크다”며 “아무나 오는 것도 아니고 걸으면서 보람도 느끼고 애들도 많이 배웠다. 참 교육적인 행사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파주=박구인 이현우 방극렬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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