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번 깜짝 비무장지대(DMZ) 회동의 일등공신은 트위터였다. 만남 제안과 수락의 과정은 모두 트위터 상에서 이뤄졌다. 그동안 철통 보안이었던 정상회담이 모두가 볼 수 있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세기의 이벤트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남 제안이 거절당했다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할 뻔 했다”는 농을 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만약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같은 내용을 확인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은 즉각 담화를 통해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DMZ 회동’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불과 5시간15분 만이었다.

트위터로 제안한 만남은 현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하루 뒤인 30일 북·미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었다. 이 역사적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였다.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 그것도 판문점에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경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김 위원장은 북측에서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쪽으로 비교적 빠른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한 뒤 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았다. 이로써 그는 북한 땅을 밟은 사상 최초 미국 대통령이 됐다. 두 정상은 나란히 서서 잠시 북쪽을 향해 걷다가 다시 남쪽으로 건너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하게 만나자고 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김 위원장은) 처음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세 정상은 악수를 나누면서 잠시동안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대화를 나눴다. 이후 판문점 남측에 위치한 자유의 집으로 이동해 약 1시간 동안 환담을 가졌다.

환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누군가는 미리 계획된 일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늘 회동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만남이 맞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내 제안을 거절했다면 체면이 구겨졌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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