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위기의 황교안, 한국당 지지율 4개월만에 최저

막말 논란에, 대응 실패까지 겹치며 상황 악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노동자 차별 발언’, ‘아들의 대기업 특혜 입사 의혹’ 등 황교안 대표로부터 비롯된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을 키워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1% 포인트 떨어진 28.2%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2·27 전당대회 직전인 2월 셋째 주에 26.3%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대전·세종·충청(30.3%→27.2%), 경기·인천(27.5%→25.0%) 등 중도층이 밀집한 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 30대 지지율도 10~20% 사이를 맴돌며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황 대표의 잇따른 설화가 당 지지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황 대표는 숙명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아들이 낮은 스펙에도 대기업에 붙었다”고 말해 특혜 채용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황 대표가 “스펙이 낮지 않다”고 정정했지만 곧바로 ‘거짓 강연’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논란은 검찰의 특혜 채용 의혹 수사로까지 확대됐다. 황 대표가 자영업자 표심을 잡겠다며 꺼내든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 주장도 ‘혐오성 포퓰리즘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황 대표가 측근들로만 구성된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숙명여대 발언으로 여론이 들끓었을 때 황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점수를 낮춰 말한 것도 거짓말에 해당하느냐”는 황 대표의 해명이 나온 배경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대표에게 직언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황 대표 주변에 ‘좋은 말’만 하는 사람만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이은 논란에 황 대표가 언론과의 소통을 줄이는 식으로 나온 것도 악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말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자 언론과의 질의응답 횟수를 크게 줄였다. 말과 관련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불통’ ‘언론 적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졌다. 언론과의 관계만 나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당대표의 실책이 계속되면서 당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황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3개월 전보다 오히려 수도권 민심이 나빠진 것 같다. 특히 막말 논란의 영향이 컸다”며 “당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재를 뿌리지나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수도권 의원실 관계자도 “당대표가 초보 정치인이라 벌어진 실수같다”면서도 “황 대표 체제로 당장 내일 선거를 치른다면 수도권 선거는 필패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대표의 정치감각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아들 발언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황 대표로 수도권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