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에서 복귀하던 도중 이마에 피를 흘리고 있는 할머니를 응급처치하고 병원까지 동행한 해병대원의 이야기가 전해져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해병대 1사단 상륙장갑차대대 정유혁(20) 일병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달 14일 오후 2시쯤 경북 포항 죽도시장 인근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 일병 눈에 이마에 피를 흘리며 걸어오는 한 할머니가 들어왔습니다. 정 일병은 곧장 할머니에게 달려갔습니다. 할머니의 상태를 물어보고 지혈을 했습니다. 119구조대에 전화를 건 뒤 구조대원들이 오기 전까지 할머니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당시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은 채 무거운 짐을 머리 위에 지고가다 빗길에 미끄러져 이마를 다쳤다고 합니다.

해병대1사단은 상륙장갑차대대 정유혁 일병(해병 1240기·20·사진)이 피를 흘리며 어려움에 처한 할머니를 응급처치하고 병원까지 동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연합뉴스

사람들을 더욱 감동하게 한 건 이어진 정 일병의 행동이었습니다. 정 일병은 혹시라도 비에 젖은 할머니의 체온이 떨어질까 봐 자신의 상의를 벗어 덮어주었습니다. 이후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할머니를 구조대에 인계했습니다.

정 일병의 선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정 일병은 할머니가 진료를 받기까지 보호자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택시를 타고 구조대를 따라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정 일병은 할머니를 대신해 접수를 하고 의료진에게 발견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는군요. 정 일병은 병원 측이 할머니 보호자에게 연락한 것까지 지켜본 뒤 부대에 복귀했다고 합니다.

정 일병의 따뜻한 선행은 택시기사가 부대에 사실을 제보하며 알려졌습니다. 해병대 1사단은 정 일병의 선행을 예하 전 부대에 알리고 모범해병 포상을 줬습니다.

정 일병이 피 흘리는 할머니를 지나치지 않고 끝까지 보살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최근 돌아가신 친할머니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정 일병은 “어려서부터 함께 살았던 친할머니가 지난 1월에 돌아가셔서 할머니들을 보면 애틋한 감정이 많다”며 “이곳 포항은 해병의 고향인 만큼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기에 가족의 어려움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해병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나도 그중에 하나일 뿐인데 이렇게 알려져 쑥스럽다”고 말했다는군요.

귀신 잡는 해병에 선행하는 해병까지! 정 일병 덕분에 해병대에 타이틀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정 일병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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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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