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공식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왜곡된 허위조작정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한 유튜브 채널은 ‘G20에서 사라진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각국 정상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분주한 48시간을 보내던 그 시간,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지난 6월 28일 G20 공식 행사 첫날 세션Ⅰ에 문 대통령 대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고, 세션Ⅱ에는 문 대통령이 거의 끝나갈 무렵 뒤늦게 나타났다는 내용을 담겼다. 또 공식 행사 둘째 날인 29일 문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이 참석한 여성 인권 관련 포럼에 나타나지 않았고, 마지막 행사인 세션Ⅲ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해당 영상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G20에서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동영상은 (회의에) 함께 다녀온 저로서는 정말 황당한 영상”이라며 “2박3일 동안 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강행군을 했던 G20이었다. 심지어 러시아 정상회담은 새벽1시30분에 끝났다”며 “돌아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일정을 소화하며 다음날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까지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슨 의도로 그런 가짜정보를 생산하는 것이냐”며 “왜곡된 영상과 뉴스를 가장한 허위조작정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 무역투자’를 주제로 한 세션Ⅰ에서 초반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G20이 다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다만 세션 직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이 길어지면서 다른 정상들보다 조금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홍 부총리가 소화한 행사는 ‘디지털 경제·AI’를 주제로 한 세션Ⅱ였고, 홍 부총리의 참석은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세션Ⅰ을 마치자마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불평등과 포용’을 주제로 열린 세션Ⅲ에 참석해 기조 발제를 한 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먼저 자리를 뜨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G20과 같은 다자회의의 경우 전체 행사도 중요하지만 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 회담도 매우 중요하다”며 “각국 정상이 최대한 다자 회의와 행사에 참여하되 양자 회의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자와 양자 회의 모두를 적절히 조율해가며 숨가쁜 2박3일 일정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번 G20 공식 세션 3개 중 2개 세션에 참석했다. 또 중국·러시아·캐나다·프랑스·인도·인도네시아 등과의 양자회담,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회담) 형식으로 만난 네덜란드·아르헨티나까지 모두 8개국 정상을 만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정상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며 “주요 행사에 불참하고, G20 회의에 불성실하게 임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목한 여성 인권 포럼은 공식 세션이 아닌 ‘여성 역량증진 추진’을 주제로 열린 특별세션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에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막시마 네덜란드 왕비가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외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여러 여성 정상이 자리했다. G20의 경우 공식 회의 이외에 부대 행사들이 많이 열리는데, 영상 제작자가 이를 교묘히 편집해 문 대통령이 불성실하게 회의에 임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영상은 G20 폐회식에도 문 대통령 대신 홍 부총리가 참석한 것을 예로 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G20의 성과를 언급하며 폐회를 선언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자리에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폐회식은 29일 오후 2시를 넘겨 시작했지만 문 대통령은 2시36분 귀국길에 올랐다. 청와대는 같은 날 저녁 예정돼 있던 한·미 정상 만찬과 30일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문 대통령이 급히 귀국해야 해 폐회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두고 조작된 정보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청와대 허위조작정보 대응팀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월 “청와대 내 허위 조작 정보 대응팀을 구성해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한 보수 유튜버가 문 대통령이 강원도 산불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소통수석실 등을 중심으로 가짜뉴스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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