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게리 흄(57)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흄은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작가로 선정될 정도로 영국을 대표한다.
게리 흄 개인전 전시 전경. 바라캇 컨템퍼러리 제공

그는 90년대 이후 영국 현대미술을 이끌어온 yBa(영 브리티시 아티스트) 원년 멤버다. yBa는 1980년대 후반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동창생들이 주축이 된 그룹으로 데미안 허스트가 대표적이다. 상어 사체를 수족관에 넣어 전시하는 등 충격적이고 실험적인 소재와 재료를 사용해 주목받고 성공을 거둔 다른 yBa 작가들에 견주어 흄의 작품 세계는 일견 평이해 보인다.
게리 흄 작가.

전시장에는 새, 소녀, 식물 등 일상의 소재들을 단순화시킨 회화 작품이 걸려 있다. 새 한 마리를 각각 가로세로 2m 패널 6개로 모자이크하듯이 그려 넣은 ‘큰 새’를 보자. 작가는 최근 내한해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극의 무인도에 갔다가 새들이 무리 지어 사는 모습에 압도당해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 인간 세계가 아닌 이런 세계가 존재할 수 있고 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이 새는 나를 이 세상과는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존재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친 아이를 빨간 바탕에 흰 선묘로만 표현한 작품에 대해서는 “내 내면의 모습”이라고 했다. 봄에 싹이 돋아나는 자연 현상에 대한 경외감을 ‘콩나물 3개’를 그려 넣은 단순한 화면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나타난 결과물은 아주 구성적이어서 유명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도 많이 하는 그이지만 이렇듯 작품마다 숨은 사연이 있다. 그래서 전시 제목은 보기를 넘어서 바라보기를 주문하는 ‘바라보기와 보기’이다.

작품의 단순미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은 반짝이는 표면이다. 작가는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판넬 위에다 유화 물감이 아니라 산업용 재료인 유광 페인트로 그린다. 보수적인 회화의 관행을 벗어나고자 했던 그는 자신의 작품을 회화가 아닌 ‘그림 만들기’라 부른다. 그가 yBa 적인 이유다. 8월 4일까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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