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2018년 6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독일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의 슛을 막고 있다. AP뉴시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한류(韓流)가 불고 있다. 공격수 지동원(28·마인츠)과 미드필더 권창훈(25)·정우영(20·이상 프라이부르크)에 이어 골키퍼 조현우(28·대구)가 독일행을 준비하고 있다. 조현우의 이적이 확정되면 한국 축구 사상 첫 빅리거 골키퍼가 탄생한다.

조현우는 분데스리가를 다음 시즌 행선지로 정하고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는 구단은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다. 대구FC 관계자는 9일 “조광래 대표이사와 구단 간부들이 전날부터 조현우의 에이전트를 만나 뒤셀도르프 이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현우가 독일 진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에 협조하겠다는 구단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현우는 지난해 6월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무실점 방어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는 금메달을 수확하고 병역 혜택을 얻었다. 해외 진출은 비교적 수월해졌다. 조현우와 대구의 계약은 오는 12월에 만료된다.

분데스리가 구단들은 조현우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홀슈타인킬이 관심을 드러냈다.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는 에이전트를 통해 대구와 직접 접촉하고 있다.

뒤셀도르프는 2부 리그에서 분데스리가로 승격한 지난 시즌을 10위의 준수한 성적으로 완주했다. 최종 전적은 13승 5무 16패(승점 44점) 49득점 65실점. 득점보다 16골이나 많은 실점은 다음 시즌의 과제로 남았다. 조현우에게는 기회다. 뒤셀도르프의 다음 시즌 실점을 줄이면 조현우의 존재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사상 처음으로 빅리그 선발 출전을 기대할 만 하다.

분데스리가는 1970~80년대 차범근(66), 현세대의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을 슈퍼스타로 육성한 요람이다. 잉글랜드보다 취업허가 행정이 수월하고, 남미·아프리카에서 같은 언어권 선수들을 수급하는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한국 선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이유다.

분데스리가는 다음 시즌 유럽 빅리그에서 한국의 전·현직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확보한 리그가 될 수 있다. 권창훈은 지난달 프랑스 디종을 떠나 프라이부르크로 입단, 정우영과 양쪽 날개로 동반 출격을 예고했다.

조현우가 합류하고, 자유계약선수(FA)로 신분이 전환된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현 소속팀에 잔류하면 최소 5명의 국가대표급 한국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게 된다. 영역을 2부 리그로 확장하면 이청용(31·보훔)과 이재성(27·홀슈타인킬)도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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