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 게임장 등 풍속업소와 일선 경찰관의 유착 고리를 끊겠다며 7년 전부터 전국 지방청에 전담 수사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전담 수사팀 경찰관이 풍속업소와 새로운 유착 관계를 형성하며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면서 전면적인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계한)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인천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경사(38)를 구속했다.

A경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불법 게임장 업주로부터 현금 4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그는 불법 게임장 단속 업무를 하는 인천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광역풍속수사팀 소속이었다.

이 게임장 업주는 뇌물을 건넨 대가로 A경사로부터 수시로 경찰 단속정보를 넘겨받았다.

인천에서 광역풍속수사팀 소속 경찰관이 불법 게임장 업주와 유착 관계를 맺었다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에도 불법 오락실 업주에게 단속 내용이 담긴 수사보고서를 넘긴 경찰관이 붙잡혔다.

B경장(37)은 광역풍속수사팀 사무실에서 사행성 게임장 수사보고서를 출력해 고교 동창인 불법 오락실 업주에게 넘겼고, 오락실을 함께 운영한 혐의(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및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았다.

그도 범행 당시 광역풍속수사팀에서 근무하며 사행성 게임장과 성매매업소 등을 단속하는 업무를 맡았다.

B경장이 불법오락실 업주에게 넘긴 A4용지 23장짜리 보고서에는 인천 시내 불법오락실을 수사하며 확보한 영업 장부와 일일 정산표 등이 담겼다.

그가 게임장 운영 방법과 단속정보를 알려주면 종업원 채용과 운영은 업주가 맡는 방식으로 2015년 7월 함께 오락실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B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오락실 영업이 잘되면 전체 수익의 5%를 받기로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2014년에도 사행성 오락실 업주에게 수사 내용을 알려준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C경사(45)는 인천경찰청 광역풍속수사팀에서 근무할 당시인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행성 오락실 실제 업주와 70여 차례 통화하는 과정에서 5차례에 걸쳐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청은 2012년부터 전국 지방경찰청에 ‘풍속업소 광역 단속·수사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각 경찰서가 관할지역 중심으로 단속을 하다 보니 경찰관과 불법 게임장 등 풍속업소의 유착 비리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청에 설치한 광역풍속수사팀이 권역이나 관할에 상관없이 단속 활동을 하고 개별 경찰서의 단속 기능은 최소화했다.

그러나 지방청 단위의 광역풍속수사팀이 신설된 이후에는 오히려 이 전담 수사팀 경찰관들이 불법 게임장 업주들과 새로운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현직 경찰관은 “지역 풍속업소 단속을 하는 수사팀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도 많지만, 실업주(실제 업주)들과 접촉을 하다 보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경찰관도 있다”며 “계속 해당 부서에서 유착 사건이 발생하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최근 이른바 ‘버닝썬 사태’로 논란에 휩싸인 서울 강남서 직원들을 대폭 물갈이한다는 본청 방침이 발표됐다”며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방청 광역풍속수사팀도 쇄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경찰은 잇따르는 광역풍속수사팀 소속 경찰관의 업소 유착 비리는 개인 차원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수억원을 들인 불법 게임장 업주들은 단속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관과 친분을 쌓으려고 혈안”이라며 “경찰관 입장에서는 유혹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아무래도 광역풍속수사팀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업주와 유착 관계가 생길 수 있어 이 팀 직원들은 근무한 지 2년이 지나면 무조건 다른 부서로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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