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소셜네트워크(SNS)에 증오 콘텐츠 의무 삭제법이 마련됐다.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은 인종차별이나 혐오 발언이 포함된 게시물을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된다.

AP통신 등은 프랑스 하원이 9일(현지시간)하원은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 등 명백한 증오 콘텐츠를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는 인터넷 기업에 최고 125만 유로(약 16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434표, 반대 33표, 기권 69표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SNS 사업자는 증오 콘텐츠를 직접 발견하거나 신고가 들어오며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들이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장치도 완비해야 한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상원의 심의를 거쳐 의결되면 바로 발효된다

법안을 발의한 레티시아 아비아(33) 의원은 “온라인에서 시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 소속의 흑인 여성의원인 그는 지난주 하원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 자신이 트위터에서 인종차별적인 욕설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의 증오 콘텐츠 의무 삭제법은 독일의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독일은 2017년부터 혐오·차별 발언, 테러 선동, 허위 정보, 아동 및 미성년자 포르노 등 불법 게시물이 발견되거나 신고되면 사업자가 24시간 이내 접근을 차단하는 내용의 ‘SNS 위법 규제법(NetzDG)’을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이 법적 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000만 유로(약 637억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실제로 독일 법무부는 최근 NetzDG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페이스북에 200만 유로(약 2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만 독일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법률에 규정된 증오 콘텐츠의 규정이 모호하고, SNS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큰 재량권을 부여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증오 콘텐츠에 반인륜 범죄를 용인하는 발언을 포함하기로 했지만, 급진 반(反)유대주의에서 기인한 이스라엘 부정 발언이나 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비판 발언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인터넷 기업들은 법률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콘텐츠 검토 시간이 짧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은 그동안 “콘텐츠를 신중하게 검토하려면 24시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트위터는 9일 종교와 관련해 인간성을 파괴하는 혐오스런 행위 관련 트윗을 금지하기로 했다. 새로 작성될 트윗뿐 아니라 이미 게재된 트윗에도 적용된다. 트위터의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지는 트윗이 발견되면 그 트윗이 삭제될 때까지 이용자가 자신의 계정에 접근할 수 없다. 트위터는 또 유색 인종이나 성 소수자 집단 등 다른 집단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 모욕적인 언사와 관련된 정책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평가 중이다.

전날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역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포스트에 사용된 표현이 모욕적이라고 여겨질 만한지 판단한 뒤 글 작성자에게 재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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