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이 무리한 표적 수사” vs 경찰 “검찰이 수사 방해” 갈등 빚기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관문에서 ‘윤우진 사건’ 변수에 부딪혀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자신과 막역한 사이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 사건 변호사 선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인사청문회 거짓말 논란과 합해져 윤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2012년 상반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내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윤 전 서장이 2010~2011년 육류 수입업자 김모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과 갈비 세트, 골프 접대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그런데 경찰이 윤 전 세무서장이 골프를 친 골프장을 대상으로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번번이 기각됐다. 7차례 접수한 압수수색영장 중 윤 전 서장 이름으로 예약된 부분을 제외한 6번의 영장이 보완수사 지시와 함께 경찰로 되돌아갔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의도가 불순하다고 봤다. 그해 3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하면서 이철규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는데(2013년 10월 무죄 확정), 경찰의 윤 전 서장 내사 착수 시점이 그 한 달쯤 뒤였기 때문이다. 이 전 청장 사건의 주임검사가 바로 윤대진 국장이었으며, 윤 전 서장은 윤 국장의 친형이었다.

경찰이 골프장을 압수수색하려는 목적 역시 범죄 혐의 본류에서 벗어나 “골프장에 드나드는 사람 전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식으로 윤 전 서장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검사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게 검찰의 인식이었다. 이에 경찰은 “검찰이 자기 치부를 감추기 위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검·경 갈등 양상을 띠기도 했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경찰은 같은 해 8월 20일 윤 전 서장을 소환 조사했지만, 윤 전 서장은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뒤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윤 전 서장이 국내를 떠난 뒤에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9월 10일 그의 세무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해 11월에는 해외에 체류 중인 윤 전 서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동시에 인터폴을 통해 국제 수배 조치를 내렸다.

출국 이후 8개월간 홍콩, 캄보디아 등을 떠돌던 윤 전 서장은 2013년 4월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윤 전 서장을 광역수사대로 압송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 전 서장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하는 육류업자 측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등 범죄 사실 입증이 덜 됐다.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동시에 윤 전 서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가 있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경찰은 3개월가량 보강 수사를 벌여 2013년 7월 검찰에 윤 전 서장 구속영장을 다시 내밀었다. 검찰도 이번에는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접수해 줬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청구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돼 버렸다.

법원은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이 충분치 않고 수사 진행상황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각 사유를 들었다. 결국 경찰은 그다음 달 윤 전 서장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2015년 2월 윤 전 서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1년 6개월 만의 결정이었다.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며, 일부 금품 거래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우성(오른쪽), 강일구 총경

윤 전 서장 사건은 그렇게 경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였는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였는지에 대한 논란을 남긴 채 윤석열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까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윤 후보자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던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었고, 사건이 종결된 2015년 2월에는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때의 ‘항명 파동’으로 좌천돼 대구고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윤대진 국장은 2012년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 2015년에는 충남 서산지청장으로 재직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직접 지휘라인은 아니었던 셈이다.

다만 윤 후보자 본인도 윤 전 서장과 한두 차례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듯한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등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윤 전 서장 사건 경찰 수사팀장이던 장우성 서울 성북경찰서장은 지난 8일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수사 당시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것이 윤대진 국장과 윤 후보자의 친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윤 후보자 등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서장 사건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다시 고발장을 내면서 검찰 재수사를 앞두고 있다. 사건은 공무원 범죄 담당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 배당돼 있다. 한국당은 윤 후보자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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