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맨 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수입선 다변화나 원천기술 확보 같은 대책들을 기업들이 몰라서 안 하고 있겠나”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정부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30대 기업 총수와 경제단체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책을 논의했지만 정작 ‘사진 촬영용 이벤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정부가 올바른 방향의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런데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은 협력할 일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제 문 대통령은 기업인 30여명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지만, 기업인들에게 발언 시간 3분씩 주고 단순 대책만 반복하면서 사실상 아무런 성과가 없는 사진 촬영용 이벤트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입선 다변화나 원천 기술 확보 같은 대책을 기업들이 몰라서 안 하고 있겠나.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못하고 있는 것인데 그런 수준의 말만 할 것이면 바쁜 기업인들을 왜 불러 모은 것이냐”고 따졌다.

또 “문 대통령이 기업 중심으로 부품 소재 국산화를 주문했다고 하는데, 실상 국산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도한 환경 규제이고, 관련 기업들이 크지 못하는 이유도 자본시장 규제 때문”이라며 “이렇게 기업들이 뛰지도 못하게 손발을 다 묶어놓고는 기업 중심으로 알아서 하라고 하며 그게 될 수 있는 일이냐”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기업 대표 등을 초청해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황 대표는 “결국 지금의 사태는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지고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일본은 철저히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경제보복을 펼치고 있는데, 이런 식의 국내정치용 이벤트에 기업인과 야당을 들러리 세울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은 정부의 실효적 대책이 나오면 국회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당 간 논의부터 적극 추진하겠다”며 “국회 차원의 대일외교에 힘을 보내면서 부품 소재의 대일 의존도 낮출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도 신속하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대응을 보면 초보 운전자가 버스를 모는 것 같이 아찔하고 불안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비상 체제를 선포한 상황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부터 8박 10일간 해외 순방을 떠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미 지난 10일 아프리카 출장을 떠난 대목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업들은 생사기로 앞에서 떨고 있는데 당면 위기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람들이 여유롭게 해외 순방을 다닐 때냐”며 “이 정도면 이 정권이 통상 보복조치 위기를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위기를 키우고 국내 정치에 활용하겠다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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