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국 CNN방송 웹사이트 캡처

미국으로 가기 위해 강을 건너다 익사한 이민자 부녀(父女)의 사진이 공개돼 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최근 미국으로 가려던 부자(父子)가 멕시코에서 납치범들에게 피습을 당해 흙길에 버려진 사진이 공개됐다.

미국 CNN방송은 11일 과테말라에서 미국을 향하던 루디(37)와 그의 아들 크리스티앙(10)이 지난 6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멕시코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버지인 루디는 사망한 상태였고, 아들 크리스티앙은 숨이 겨우 붙어있는 상태였다고 CNN은 전했다.

CNN이 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사진에는 부자가 흙길에 나란히 쓰러져있다. 크리스티앙은 마치 팔베개를 하듯 뒤편 아버지의 팔을 베고 누워있고, 두 사람의 오른손은 맞닿아 있었다. 두 사람은 목을 흉기로 찔려 주변엔 붉은 핏자국이 선명했다. 10세 소년의 목에는 7㎝ 정도의 상처가 나있었다.

멕시코 모렐로스주 당국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과테말라에서 밀수업자를 고용해 지난 5월 28일 미국으로 향했다. 크리스티앙의 삼촌과 사촌동생도 함께 길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은 멕시코에서 밀수업자들에게 버림을 받았고, 곧 마약 밀수조직에게 납치당했다. 납치조직은 미국에 있는 피해자의 친척들에게 몸값 1만2000달러를 요구했지만 친족은 8000달러만 보낼 수 있었다. 이후 납치범들과는 연락이 끊겼다.

며칠 뒤 루디와 크리스티앙 부자는 피습을 당한 채로 발견됐다. 모렐로스 주지사실 대변인에 따르면 크리스티앙의 삼촌과 사촌동생은 탈출에 성공해 멕시코 당국이 보호 중이다. 숨이 붙어 있던 크리스티앙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과테말라 외무부에 따르면 상태가 양호하다고 한다.

과테말라 외무부는 루디의 시신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3명은 멕시코에서 인도체류 비자를 얻거나 과테말라로 돌아올 수 있다.

CNN은 밀수업자에게 목숨을 맡기고서라도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을 향하려는 사람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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