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경제전문가가 현대 일본은 극단적으로 편협한 사회가 됐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 일본인은 유리한 정보만 취하고 불리한 정보는 버리는 성향이 강해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타인의 사생활인 불륜은 물론 흡연이나 향수 냄새까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옹졸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격차 사회로 인한 경제적 불안’과 ‘대다수가 소수를 제재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도쿠라 다카시. 일본 방송화면 캡처

일본 브릭스경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가도쿠라 다카시(門倉貴史) 이코노미스트 주임연구원은 15일 온라인매체 프레지던트온라인에 ‘일본은 왜 극단적인 편협 사회가 되었나’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가도쿠라 주임은 “최근 자신이 직접 관계가 없는데도 ‘용서할 수 없다’며 과민하게 반응하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일본인들이 관용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우선 연예인들의 불륜을 예로 들었다. 도덕적으로 문제될 일은 맞지만 어쨌든 사생활인데 일본인들은 SNS를 찾아가 ‘용서할 수 없다’고 쓰는 등 필요 이상으로 비난을 퍼붓는다는 것이다.

향수에 대한 지나친 반감도 예로 들었다. 가도쿠라 주임은 “최근 주간지의 설문조사를 보면 ‘용서할 수 없는 매너’ 1위에 ‘강한 향수 냄새’가 올랐다”면서 “일본인은 원래 향기나 냄새에 민감하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흡연 문제도 거론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사회적으로 크게 다뤄지면서 음식점에서 전면 금연 운동이 확산되는데 이 또한 일본인들의 편협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불륜이나 향수, 흡연 등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은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도쿠라 주임은 현대 일본인들이 옹졸하게 된 원인으로 ‘편향 확증’을 들었다.

그는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바라거나 자신의 신념에 들어맞는 정보를 선택하고 자신이 부정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심리적 경향을 편향 확증이라 부르는데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왜곡된 정보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자신의 신조에 맞지 않는 가치관은 철저하게 배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려면 냉정하게 객관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인 정보도 수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도쿠라 주임은 “일본 사회에 만연하는 극단적인 편견을 배제하고 가치와 취향이 다른 사람들끼리 공존할 수 있어야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칼럼에 일본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야후 재팬 댓글 중 일본에 관용이 사라진 것을 ‘격차 사회’ 탓이라고 분석한 댓글이 큰 호응을 얻었다.

“관용이 결여된 것은 격차사회가 초래한 것 아닌가. 생활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없다. 미래도 불안 요소밖에 없는 일본 국민이 스트레스를 안고 있으니 관용을 잃은 것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외에 나오면 일본 사회가 얼마나 편협한지 놀라게 된다고 적었다.

“해외에 나오면 여러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발산하는 것을 본다. 일본은 대다수가 소수나 한 명을 제재하는 느낌이 든다. 이런 풍토 때문에 해외에는 없는 종류의 음습한 왕따가 매년 아이의 자살로 이어진다.”

넷우익들의 본거지인 5채널에서도 일본의 편협함을 인정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선수처럼 일거수일투족 주위에 동조하면서 살아가는 것밖에 없다. 같은 마음, 같은 표정으로 할 수밖에 없지.”

“타인에게 폐 끼치지 말자는 풍조가 만연해 쓸데없이 무뚝뚝한 세상이 되었다. 구미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을 마음대로 만들어내 일어난 참사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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