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일본 보복 조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댓글을 소개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 발언을 세월호에 비유했다. 이를 듣던 한국당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정 최고위원 옆에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가 앉아 있었다.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황 대표는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잘 못 들었다”고 답했다. 유가족은 공분했고 정치권에선 정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는 기사를 본 국민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지난 주말 이 기사에 대한 댓글을 다 읽었는데 눈에 띄는 게 있어 소개한다. 어찌 보면 문통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이 ‘세월 1척 갖고 이김’이라고 말하자 장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에서 “전남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밝혔었다.

정 최고위원은 또 문재인 정권을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조선 선조와 그 당시 조정과 무엇이 다르냐”며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느냐”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 게 맞고, 아베가 싼 배설물은 아베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장훈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아무리 농담이라도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는 거지, 사석에서라도 그런 말 할 수도 없는 것인데 최고위원회의라면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막말 흉기로 세월호 아픔을 들쑤실 권한이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연관성도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 아픔을 희화화했다. 정 최고위원에게 국민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들쑤실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제2의 차명진이 되고 싶으냐”고 반문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라면 풍자와 막말 정도는 구분해라. 생명에 대한 국가의 야만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세월호 참사 앞에 비아냥과 조롱이 있을 수 없다”며 “막말배설당. 대안은 없고 막말만 있는 요지경 한국당이다. 말이면 다 말이 아니다. 사람이 다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평화당도 “정 최고위원이 당 대표자의 면전에서 이런 막말을 했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5‧18망언을 한 김순례 최고위원마저 오는 18일 복귀한다면 한국당 지도부는 막말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여야는 정 최고위원의 사퇴‧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해당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황 대표에게도 사과를 촉구했다. 황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냐는 질문에 “그 말씀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내용을 자세히 듣지 못했다”고 회피했다. 정 최고위원도 막말이라는 지적에 “댓글 중 색다른 표현을 발견해 소개했을 뿐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늦은 오후 해당 발언에 대해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보도를 한 언론사들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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