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6일 대구 달서구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요지부동이던 일본 기업들의 태도도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1일 자사 임원이 “(불매운동에 따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16일 사과했다. 발언이 알려진 후 닷새 동안 국내에선 유니클로 불매운동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당시 발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님들께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며, 그러한 노력을 묵묵히 계속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나왔다.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재무책임자(CFO)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이 발언이 취지와 다르게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한 것이다.

당시 오카자키 CFO의 발언은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면서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을 쉽게 본다는 여론이 생겼다. 마침 그에 앞서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은 불발의 역사’라는 칼럼까지 낸 상황이었다. 1995년 이래 25년간 4차례 걸쳐 일본산 불매운동이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국 가뜩이나 한국 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최대 표적이던 유니클로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 유니클로 매장 곳곳에서는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소비자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특히 경쟁사인 국내 SPA(제조·판매 일체형 브랜드) 탑텐과 스파오 등이 대체재로 떠오르며 유니클로가 느낄 위기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결국 유니클로는 오카자키 CFO의 발언이 나온 지 닷새 만에 한국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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