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민생침해 탈세 사업자 163명 세무조사
유흥업소·대부업자·고액학원 등 포함돼



서울에 위치한 A클럽은 젊은이들에게 ‘핫 플레이스’, 국세청엔 ‘신종 탈세 사업장’으로 꼽힌다. A클럽의 예약이나 결제 방식은 참신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예약을 받고 주류비 등은 선결제를 해야 한다. 모바일 결제 등을 통해 영업직원의 계좌로 입금된다. 그리고 이 돈은 A클럽에 상납된다. 사실상 차명계좌를 활용해 소득을 누락하는 것이다.

A클럽의 탈세 행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단말기에 매출액을 입력하며 전산기록을 주기적으로 삭제했다. 국세청에 신고해야 할 수입금액을 누락한 것이다. 기록을 지우면서 세무조사에도 대비했다. A클럽은 이런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명 영어학원인 B학원은 계좌로 학원비를 받는다. 정상적 절차로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9살인 원장 조카와 2살밖에 안 된 지인의 자녀 등이 계좌 주인이다. 고액의 학원비를 차명계좌로 받고 소득 신고를 누락하는 식으로 탈세를 자행한 것이다. 법으로 의무화한 현금영수증 발행도 없었다. 국세청은 B학원이 수십억원의 소득세를 탈루했다고 보고 있다.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도 수십억원 부과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유흥업소와 대부업, 고액학원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돌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163명이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대부업자가 8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유흥업소(28명), 불법담배 사업자(21명), 고액학원 사업주(13명) 등이다. 가수 승리의 성접대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클럽 버닝썬·아레나 등 강남과 홍대의 유명클럽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장들은 지난 3월 전국 유흥업소 동시 세무조사 대상이기도 했다.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다양한 차명계좌나 온라인을 활용한 변칙 결제방식을 주로 활용했다. A클럽이나 B학원처럼 다수의 명의를 빌리는 ‘지분 쪼개기’ 수법으로 소득을 숨겼다.

예전처럼 업소 방문 고객에게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방식 대신 SNS를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바일 송금 등을 활용해 차명으로 결제금액을 받고 소득을 누락하는 것이다.

대부업도 진화했다. 예전에는 이중장부를 민들어 금고 등에 보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이 대세다. 클라우드나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밀장부를 만들고 수입액 관련 자료를 은닉했다.

국세청은 갈수록 진화하는 수법을 고려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대상 본인은 물론 가족 등 관련인의 재산 형성 과정과 자금 출처 조사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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