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모씨는 지난해 7월 A 항공사의 하와이 왕복 항공권 8매를 470만원에 구매했다. 한씨는 일주일 후 이 중 4매를 취소하기 위해 항공사에 취소 수수료를 문의했다. 하지만 항공사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씨가 보름 후 재차 문의했을 때 항공권은 이미 취소된 상태였다. 항공사는 한씨에게 140만원만 환급했다. 여행 출발까지는 200여일이 남은 상태였지만 수수료만 96만원이나 떼였다. 한씨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환급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17일 휴가철 숙박·여행·항공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와 유의사항을 공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한씨처럼 항공 관련 피해를 보고 구제를 신청한 경우는 지난해에 1437건이나 됐다. 특히 이 중 219건이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됐다. 소비자원은 “얼리버드, 땡처리 항공권 등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의 경우 예약 변경 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예약 취소 요청 시 환급이 불가한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숙박관련 피해구제 사례도 지난해 816건이 접수됐는데 7~8월에 237건이 몰렸다. 유모씨는 지난해 8월 펜션에서 묵던 중 방안을 돌아다니는 개미 100여 마리를 발견했다. 개미는 잠든 유씨의 얼굴을 기어오르기까지 했다. 결국 유씨는 펜션 주인에게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숙박관련 신고 중에는 위약금을 과다 청구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환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숙박예약 대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숙박할 때는 반드시 예약대행 사이트의 환급·보상기준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또 숙박업체와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진, 동영상 등 증빙자료를 반드시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여행자들도 심심찮게 황당한 사례를 겪는다. 이모씨는 지난해 5월 일본 홋카이도 여행상품을 270만원에 결제했다. 이 중 100만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남편이 여행 출발이 임박해 암 수술을 받게 됐다. 여행사는 남편은 위약금 면제 대상이라며 환급을 해줬으나 이씨에 대한 환급은 거부했다. 소비자원은 이 밖에 현지 가이드의 불성실한 태도와 선택 관광 강요 등으로 지난해에만 총 105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특약사항이 있는 경우 과다한 위약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을 특히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여행 중 사고 혹은 질병이 발생하면 즉시 여행사에 알리고 의사의 진료를 받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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