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 출처:연합뉴스

카카오톡 대화 중 성적 욕구 대상으로 특정 지인을 지칭한 후 얼굴 사진을 전송하는 것은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김대성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씨(23)의 모욕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 측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전했다.

앞서 A씨는 2017년 5월 24일 게임 관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B씨를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같은 해 5월 31일 오전 2∼3시쯤 카카오톡으로 B씨와 1대 1 대화를 나눴다. 당시 A씨는 B씨와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였으며 B씨의 이름조차도 잘 몰랐다.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 출처:연합뉴스

이 대화 중 A씨는 B씨의 여자친구를 지칭하며 그와 유사한 외모의 여성 C씨(21)와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취지의 카톡을 보냈다.

대화 도중 A씨는 C씨와의 카톡 내용 캡처 사진 1장, C씨의 얼굴 사진 2장을 B씨에게 보냈다.

이러한 내용의 카톡을 받은 B씨는 A씨가 보내온 C씨의 사진과 A씨와의 대화 내용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또 A씨의 SNS 계정에서도 해당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게끔 설정했다.

해당 SNS 게시물 내용은 피해자 C씨의 지인에게도 알려졌다.

이 일로 A씨는 B씨와의 카톡 대화 과정에서 제3자인 C씨를 상대로 성적 농담을 하는 등 C씨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이상형을 언급하면서 B씨에게 C씨와 단순히 교제를 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C씨에 대한 모욕적 언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진을 전송함으로써 피해자 C씨를 성적 욕구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단순 교제를 위한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C씨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치부한 것으로서 모욕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와 카톡 내용의 비밀이 유지될 만한 특별한 신뢰 관계가 없다. B씨를 통해 피해자의 사진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된 점이 인정된다”며 “C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황선우 인턴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