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고용노동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일본 수출 제한 품목과 관련된 기업에 대해 주52시간 근로를 초과하는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사회적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인 기업에 대해 법정노동시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해 주기로 한 것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수출 제한에 따른 피해는 사회 재난에 준하는 사고에 해당한다”며 “수출 규제 품목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제3국 대체 조달 테스트 등 관련 연구 및 연구 지원 필수 인력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연장근로 적용 대상은 일본 수출규제 대상품목인 플로오린 플리이미드와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과 관련해 수출규제 품목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제3국 대체 조달시 테스트 등을 위해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노동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노동자의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해진다. 두 업체는 최근 국산 에칭가스를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시험을 시작했다.

고용부는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일본 수출제한 품목 관련 업체 리스트를 제공받은 뒤 인가 대상 업체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기업은 필수인력에 대해 해당 노동자 동의를 받아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필요성 등을 확인 후 최장 3개월 범위 내에서 허용한다. 불가피한 경우 3개월 단위로 재신청 받도록 했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 범위를 확대하면 특별연장근로 인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게 되면 이와 관련해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이 또 있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키로 결정한 이유는 국내 기업이 수출 규제에 묶인 품목을 더 빠르게 국산화하거나 수입 다변화를 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 중소기업과 중국, 대만의 에칭가스 품질성능 테스트에 착수했지만 제품 조달 여부만 판단하는 데 2~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인들은 최근 청와대 간담회에서 6개월가량 소요되는 R&D 분야 프로젝트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데 따른 애로 등을 호소했다.

세종=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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