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뉴시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입하고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한 것에 대해 “정부가 국민에게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던 역사 속 아픔, 6·25 전쟁을 다시 상기시킨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국민에게 러시아를 ‘일본에 맞서 우리에게 불화수소산을 주겠다고 제의한 착한 나라’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고 우리는 경고사격을 했다”라며 “(정부의 러시아 칭찬은) 물타기성 ‘충격완화용 아이템’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외교적 고립이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미국에 도와달라고 했더니 ‘일본도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겠다’고 한다. 러시아는 울릉도 북쪽으로 군용기를 침투했다. 중국은 이어도 북쪽으로 진입한 뒤 울릉도까지 왔다. 일본은 두말할 것도 없는 상태”라며 한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강 외교를 등한시하고, 외교부의 핵심 실무자들을 적폐로 몰아 묶어둔다. 그러니 (외교부) 장관이 무조건 환대받거나 머리 쓸 일이 적은 아프리카를 드나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정부가 국민에게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던 역사 속 아픔을 상기시킨다”며 “‘임시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시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 공산군은 38선 전역에 걸쳐서 전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우리 국군이 건재합니다.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며 글을 마쳤다.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뉴시스

이 최고위원이 인용한 대사는 6·25 전쟁 발발 당시 북한의 남침을 알리는 방송 내용 중 일부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27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라디오를 통해 “서울시민 여러분, 적은 패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서울에 머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지 불과 4시간 후 육군은 서울까지 내려온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남쪽으로 향하는 피란민들이 건너던 한강대교를 폭파했다. 이 전 대통령은 27일 새벽 4시 이미 서울을 빠져나간 뒤였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고 피란을 떠난 이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 글에 한 네티즌이 “지금 같은 시국엔 날 선 비판보다는 협력하길 바란다. 그것이 제가 젊은 정치인 이준석에게 바라는 것이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국민에게 실제상황을 왜곡해서 전달하는 정부가 있다면 비판하는 게 올바른 정치이고, 그것에 동조하는 게 비겁한 정치”라고 답했다.

뉴시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중국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이날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으며, 우리 공군이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켜 30여차례 경고 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공군 전투기는 이들 군용기 중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을 향해 1차 침범 때는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 2차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국가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중국 및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KADIZ 진입 및 영공 침범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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