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10년차, 이 구역 맛집은 줄줄 꿰고 있다. 어제는 족발, 그제는 치킨, 오늘은 떡볶이. 배달음식만큼 환경도 사랑하기에 일회용품은 모아뒀다가 꼭 필요할 때만 쓰기ㄹ... 아니 이게 뭐야?


분명 다른 집에서 시켰는데 모두 족발집 젓가락이 왔다. 생각해보니까 배달원도 모두 같았던 것 같다. 이상한 일이다. 그동안 앱으로 주문해 먹었던 음식점들을 자세히 보니 등록된 음식점 이름은 모두 다른데 사업자 등록 ‘상호명’이 모두 같았다. 심지어 주소까지 똑같다. 어떤 집은 하나의 사업자로 10개 이상의 음식점을 등록해 뒀었다. 그동안 나는 치킨집에서 온 떡볶이, 감자탕 집에서 온 족발을 먹었던 것인가.. 믿을 수 없다. 앱에 적힌 주소로 직접 찾아가 관찰해봤다.


가게는 어두운 골목에 있었고, 가게 앞에는 여러 대의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밖에서 보면 음식점처럼 보이지 않지만 가게에서는 다른 봉투에 담긴 다른 요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왠지 속은 기분이다. 아니 속았다. 족발집인 줄 알았는데 이것, 저것 다 파는 ‘야식집’이었다니. 이에 대해 식약처에서는 앱 내 맨 아래 상세정보에 사업자 정보만 맞게 입력하면 현행법상 위법이 아니라고 했다. 음식의 종류마다 다른 이름으로 배달 어플에 올려두는 것을 소비자의 메뉴 선택에 편의를 주는 ‘정보제공수단’ 또는 ‘홍보수단’으로 인정하여 관련법(식품표시광고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지붕, 두 가게. 모르고 먹을 땐 괜찮았는데 알고 나니 먹기가 찝찝해진다. 가게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괜히 비위생적일 것 같고, 한 가지만 파는 음식점보다 맛이 덜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신도 나 같은 기분이 든다면 배달음식 시킬 때 꿀팁을 알려주겠다. 가게명과 상세 정보의 상호명을 비교해 보라. 이 둘이 다르다면 여러 개의 가게명으로 장사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또 상호명이 ○○푸드, 주식회사OO와 같이 애매한 이름이라면 한식 분식 야식 치킨 등 모든 범위를 넘나드는 곳일 확률이 크다. 전화기가 2대가 아니라 3대 이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취재한 업체 중에는 한 업장에서 가게명을 다르게 올리고 똑같은 메뉴를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엥..?)


편하려고 시켜먹는 배달 음식을 이제는 하나하나 신경 써서 주문해야 한다니... 우리가 어떤 민족인데, 이 정도는 알아서 착착! 규제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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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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